’제발 비를..’ 강원 산골주민 50년만에 기우제
수정 2012-06-26 13:39
입력 2012-06-26 00:00
최근 극심한 가뭄이 지속되자 강원도 춘천의 산골 오지 마을주민들이 야속한 하늘을 향해 기우제(祈雨祭)를 올리며 애끓는 마음을 전했다.
춘천 도심에서 배편으로 소양강댐을 가로질러 가야하는 북산면 물로리 주민들은 26일 오후 마을 앞 가리산 자락의 명당으로 알려진 한천자(漢天子) 묘에서 기우제를 올렸다.
한천자묘는 옛 한씨 성을 가진 머슴이 조상 묘를 잘 써 후에 중국 천자가 됐다는 전설이 내려오는 곳으로 이 자리에는 이광준 춘천시장을 비롯해 물로리와 주교리 주민 40여명이 마음을 모았다.
소양강댐 건설에 따른 수몰지역인 물로리의 경우 50~60가구가 모여 사는 산골 벽지 마을로 최근 이어진 가뭄 때문에 콩과 고추 옥수수 등 농작물이 바짝 타들어 흙먼지가 날리고 대지 바닥이 갈라질 정도로 심각한 상황에 처해 있다.
특히 최근에는 계곡과 하천이 말라 양수기로 물을 끌어올려 뿌리는 데에도 한계가 있어 마을 주민들이 궁여지책으로 예부터 가뭄 때 종종 올렸다는 기우제를 수십년만에 지내기로 의견을 모은 것이다.
임만민(72) 물로1리 이장은 “콩의 경우 모종을 심을 시기인데 대지가 바짝 말라 아무것도 할 수 없어 속 타는 마음을 위로하고자 50여년만에 기우제를 올리게 됐다”며 “주말 비소식이 있지만 해갈에 도움이 안 된다면 그야말로 대재앙이 아닐 수 없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강원지역의 경우 두 달째 이어진 가뭄으로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
도내 저수지의 경우 최근까지 저수율이 50% 미만인 저수지만 춘천 15곳 등 모두 38곳에 달해 농어촌공사 강원본부가 제한급수를 실시하는 한편 양수장과 관정을 긴급 가동하고 있다.
게다가 현재까지 평균 강수량이 61.9mm로 평년 169.4mm의 37%에 불과해 농어촌공사 강원본부가 관리하는 79개 저수지의 평균저수율도 54%로 평년 저수율 64%에 비해 10%가량 낮아지고 있다.
춘천시의 경우 가뭄비상대책반이 구성돼 말라가는 논과 밭에 농업용수를 대는 작업에 나서는 등 도내 지자체마다 비상이 걸렸다.
춘천시 서면 덕두원리와 동면 지내리의 양수장 취입부에 물꼬 작업이 진행중이며 원창저수지는 물이 줄어 낮에만 제한급수를 하는 등 강원지역 가뭄상황이 최대 고비를 맞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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