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 걸 뭐하러?”‥교과부 학교폭력조사 ‘구멍’
수정 2012-02-09 16:27
입력 2012-02-09 00:00
충북 일부학교 교실서 배포, 상의하며 설문지 작성
9일 충북도교육청에 따르면 교과부는 학교폭력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학생 전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하고 있다.
교과부는 특히 ‘비밀조사’ 원칙을 강조, 각 학교가 우편으로 설문지를 학생 가정에 보내고, 학생들은 설문지를 직접 작성한 뒤 이달 10일까지 한국교육개발원에 보내도록 했다.
그러나 충북도내 일부 학교는 겨울방학을 끝내고 개학한 뒤 교실에서 학생들에게 설문지를 나눠줬다. 우편발송 비용이 많이 들고 전교생 주소를 확인하기 어렵다는 것이 이유다.
학생 혼자 설문지의 답변을 쓰고 다른 사람이 보게 해서는 안 된다는 교과부 방침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교사들이 별도의 주의나 설명 없이 설문지를 나눠주고 감독도 하지 않아 교실에서 바로 설문지를 작성한 학생들이 상당수에 달했다는 것이다.
청주의 한 중학교에서는 담임교사가 조회시간에 설문지를 나눠주자 학생들은 쉬는 시간에 서로 얘기해 가며 설문지를 채운 것으로 전해졌다.
이 학교의 한 학생은 “(담임은) 설문지를 집으로 가져가서 답변을 쓰고 각자 우편으로 발송하라고 했다”면서 “하지만 쉬는 시간에 작성하는 친구가 많았고 뭐라고 쓸지 서로 상의하는 친구도 있었다”고 말했다.
충북교육청의 한 관계자는 “학교에서 설문지를 직접 나눠줄 수는 있지만 답변 작성은 반드시 가정에서 해야 한다”며 “각 학교에서 어떤 방법으로 설문조사가 이뤄졌는지 따로 조사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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