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내 혼탁선거, ‘표’로 엄중심판 받는다
수정 2011-12-06 09:41
입력 2011-12-06 00:00
이처럼 부정행위에 대해서는 ‘표’로 엄중한 심판을 내리는 대학생 유권자들의 의식이 과열.혼탁.불법으로 얼룩진 정치권 선거 행태를 바꾸는 신선한 촉매로 작용할 수 있을지 관심이다.
지난달 28일~29일 치러진 아주대 총학생회 선거에 나선 A후보측은 선거운동 기간 중 선거운동 시간으로 정해진 오전 9시~오후 6시가 아닌 심야시간에 선거운동을 하는 등 관련규정을 어겨 대학 선관위로부터 경고를 받았다.
이 사실이 학생들에게 알려지자 A후보측은 사과문을 학교 곳곳에 붙였지만 결국 상대후보보다 전체투표자의 20%, 800표가 적은 1천700여표를 얻는데 그쳤다.
지난달 27일에는 한 학생이 아주대 동아리연합회장 선거와 관련, 선관위원장의 특정후보 지지 발언이 담긴 녹취록을 학교 커뮤니티 게시판에 올렸다.
이에 공정선거를 요구하는 학생들이 수십개의 댓글을 다는 등 파문이 일었고 녹취록에 언급된 후보는 선거에서 떨어졌다.
아주대 총학생회측은 “이번 총학생회 선거에 나선 두 후보측의 공약은 큰 차이가 없고 동아리연합회장 선거 관련 녹취록에 등장한 후보는 당선이 유력했다. 결국 학생들이 룰을 어긴 후보를 심판한 셈”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1일 끝난 단국대 총학생회 선거에서는 B후보측이 졸업생은 선거에 개입할 수 없다는 규정을 상대후보가 어겼다며 선관위에 고발했지만 허위로 밝혀져 선관위로부터 2차례 경고를 받았다.
선관위는 이같은 사실을 담은 대자보를 교내 게시판에 부착, 학생들에게 알렸고 B후보측은 이번 선거에 나선 세 후보 가운데 가장 적은 득표율을 기록했다.
한양대(에리카) 총학생회 선거에서도 전 총학생회에 대한 유언비어를 퍼뜨린 C후보측이 선관위로부터 경고를 받아 학교 홈페이지와 교내 게시판에 사과문을 올렸지만 선거에 나선 세 팀 가운데 3위로 선거를 마쳤다.
이 학교 학생회 한 관계자는 “예전에는 선거에 나선 후보들끼리 허위사실을 내세워 서로를 비방하는 식의 부정행위를 많이 했는데 요즘은 선관위로부터 경고를 한번만 받아도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는다”며 달라진 학내 선거철 분위기를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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