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규, 정·관계 로비에 10억 썼다”
수정 2011-09-17 00:38
입력 2011-09-17 00:00
대검, 부산저축銀 로비스트 기소
박씨는 지난해 4월 서울 강남구 삼성동 소재 호텔 커피숍에서 김 부회장을 만나 “부산저축은행에 대한 금융감독원과 예금보험공사의 검사를 완화하거나 조기 종결하고 ‘88클럽’(자기자본비율 8% 이상, 고정 이하 여신비율 8% 미만을 충족하는 저축은행)에서 탈락되지 않도록 해달라.”는 등의 부탁과 함께 현금 1억원을 받는 등 10차례에 거쳐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같은 해 10월까지 서울 강남 지역의 호텔이나 주차장, 주유소 등에서 금품을 주고받았다. 김 부회장은 박씨에게 한 차례마다 1억~2억원씩을 줬지만 7월에는 한꺼번에 3억 5000만원을 건네기도 했다. 박씨는 김 부회장과의 협의과정 때 금융당국과 정·관계 로비 대상자들의 이름을 일일이 특정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10차례나 돈, 즉 ‘실탄’이 오간 사실에 비춰 당시 ‘로비 시도’가 성공적으로 이뤄졌던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건넨 자금 가운데 2억원은 김 부회장이 “돈이 필요한 일이 생겼다.”고 말하자 돌려줬다.
앞서 검찰은 박씨의 자택 등에 대한 압수수색에서 5억~6억원의 현금다발을 발견했다. 검찰은 문제의 돈을 부산저축은행 측으로부터 받은 자금의 일부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나머지 9억~10억여원 중 상당수가 정·관계나 금융당국 등 로비 타깃에게 전달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검찰의 결론이다. 물론 박씨가 로비자금의 일부를 심부름 대가로 챙겼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검찰은 박씨로부터 1억원대의 금품과 상품권 등을 받은 의혹을 사는 김 전 홍보수석을 다음 주 중 소환할 방침 아래 다른 연루자들에 대한 증거 확보에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검찰은 박씨가 로비를 벌이던 시기에 김 전 홍보수석과 90차례 통화한 사실을 확인한 만큼 박씨를 상대로 통화 내용을 집중 추궁하기로 했다. 이들의 잦은 통화가 구명로비와 관련됐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김 전 수석은 현재 출국금지된 상태다. 검찰 관계자는 “박씨가 수사에서 이름을 거론하기는 했지만 중진의원 등 정치인이 로비에 연루됐는지는 아직 확인된 바가 없다.”며 말을 아꼈다.
안석·최재헌기자 ccto@seoul.co.kr
2011-09-17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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