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플루 국내 2명 사망] ‘신종플루 사망’ 초기대처 미흡
수정 2009-08-17 00:26
입력 2009-08-17 00:00
진료 10일 지나서 뒤늦게 환자 분류, 체온 0.1℃ 미달한다고 처방 못받아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신종플루 검사는 7일에야 받았고, 질병관리본부 최종 확진은 8일에 나왔다. 의료기관 방문 후 10일이 지나서야 신종플루 환자로 파악된 셈이다. 그 사이 환자는 중환자실과 음압격리실을 오갈 정도로 급성호흡곤란증후군 등 증세가 더욱 심각해졌다. 이 환자의 경우 증상을 보이고 5일 지나서야 병원을 찾은 터라 긴급한 치료가 요구되는 상황이었다.
15일 사망한 56세 남성환자도 마찬가지 과정을 겪었다. 이 환자는 발열 증상이 있어 8일 보건소를 처음으로 찾았지만 체온이 37.7℃로 신종플루 기준점(37.8℃)에 0.1℃ 모자라고 호흡기 증상이 없다는 이유로 아무런 처방도 받지 못했다.
이 환자가 타미플루 투약을 받은 것은 최초 의료기관을 방문한 지 4일째였으며, 신종플루 확진은 사망한 당일에야 받았다.
이처럼 의료기관이 신종플루 환자에게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담당 부처는 환자가 신속하게 의료기관을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 전병률 전염병대응센터장은 16일 브리핑에서 “호흡기 이상 증상이 있으면 빠른 시간 내에 의료기관이나 보건소에 찾아가 진료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호흡기 질환 증상이 있을 경우 타미플루를 투여하거나 신종플루 검사를 받아야 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의사 판단에 따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정작 문제는 신종플루 관련 지침을 제대로 따르지 않는 의료기관에 있다. ‘역학적 연관성이 없더라도 65세 미만의 건강한 사람이 증중의 급성열성질환으로 입원한 경우에는 반드시 신고해야 한다.’는 의료 지침이 있음에도 56세 남성환자를 치료한 부산의 한 병원은 단순히 세균성 폐렴에만 맞춰 치료했다.
이처럼 신종플루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당국은 신종플루 관련 지침을 좀 더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먼저 의료기관에 폐렴이나 급성호흡곤란증후군으로 입원한 모든 환자를 대상으로 신종플루 위험요인을 확인하기로 했다. 또한 해외여행력이 있는 경우, 확진환자로 확인되기 전에도 타미플루 등 항바이러스제를 조기에 투약하게 된다.
당국은 해외여행력이나 신종플루 환자 접촉이 없더라도 증상이 있으면 즉시 신종플루 의심사례로 구분할 방침이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2009-08-17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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