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땅 주인 바뀌어도 점유취득시효는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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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9-07-20 01:00
입력 2009-07-20 00:00
경남 밀양에 사는 손모(76)씨는 1961년부터 자신의 토지와 인접한 땅 54㎡를 텃밭으로 사용해 왔다. 손씨가 40년이 넘도록 텃밭으로 사용하던 사이 땅의 법적 소유자는 원래 주인 A씨에게서 1982년 B씨, 1988년 3월 C씨를 거쳐 1988년 9월 김모(48)씨까지 모두 4번 바뀌었다. 그동안 손씨에게 땅을 돌려달라는 사람은 없었다.

2005년, 땅의 마지막 법적 소유자인 김씨는 손씨를 상대로 자신의 땅을 무단으로 점유하고 있다면서 땅 반환과 함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손씨는 반대소송을 제기했다. 오랜 점유로 땅주인은 김씨가 아닌 자신이란 취지였다. 손씨는 부동산을 소유하려는 의사를 갖고 20년간 점유한 뒤 등기하면 소유권을 인정하도록 한 민법 제245조를 근거로 들었다. 1차 취득시효는 1981년 완성됐으며 1982년 처음으로 소유권을 넘겨받은 B씨가 등기를 한 1982년 2월부터 다시 시효를 계산해도 2002년이면 20년이 지나 취득시효가 완성된다는 것이다.

손씨는 또 취득시효의 일반적인 계산 방식은 20년간 소유자가 변경되었더라도 계속 점유상태를 유지했다면 원래 소유자에게 소유권을 주장할 수 있는 점이 1차 취득시효가 완료된 이후 다시 시작되는 2차 취득시효에도 같이 적용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김씨는 B씨가 땅을 산 후에 C씨를 거쳐 자신이 넘겨받은 1988년부터 20년이 지나지 않아 소송을 제기한 만큼 손씨가 취득시효를 완성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박시환 대법관)는 19일 김씨가 손씨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창원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19일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취득시효가 완성되기 전에 등기부상 명의자가 변경됐더라도 그것만으로는 기존 점유상태가 해소된 것으로 볼 수 없다.”면서 “최초 점유일로부터 20년이 경과해 취득시효가 완성됐는데 점유자가 소유권이전등기를 하지 않는 사이 땅이 또 다른 사람에게 이전되면 이때부터 제2차 취득시효가 진행되고 이후 명의자가 또 바뀌더라도 기존의 점유 상태가 지속되면 20년 후 취득시효가 완성된다.”고 판단했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2009-07-20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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