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제공 1주일만에 ‘살인이자’ 철퇴
수정 2009-06-23 00:56
입력 2009-06-23 00:00
금감원 신고접수·경찰 업자 추적… 불법사채 합동단속 이렇게
지난 2월 생활정보지에 난 대부 광고를 본 A씨는 1주일간 50만원을 빌렸다. 그러나 손에 쥔 건 겨우 20만원. 선(先)이자 20만원에 보증금 10만원을 뺏기 때문이다.
그나마 3월 말까지 연장수수료 46만원에다 원금 20만원까지 모두 66만원을 갚았지만 사채업자는 나머지 원금 30만원에 대한 연장 수수료를 다시 요구했다. 이 사채업자가 요구한 수준에 맞추면 연이자율은 무려 5214%에 이르렀다.
#사례2
금융채무불이행자(옛 신용불량자)인 B씨도 지난해 8월 생활정보지를 보고 사채업자에게서 200만원을 빌렸다. 선이자와 보증금 명목으로 60만원을 제외한 뒤 140만원을 받았다.
521%라는 살인적인 이자율 탓에 원금보다 많은 이자를 갚고도 원금은 고스란히 남아 있다.
협박을 견디다 못한 B씨는 금융당국에 신고했고, 이 사채업자는 최근 경찰에 입건됐다.
●年5200% 고리 눈뜨고 뜯겨
금융감독원은 22일 이런 불법 사채업자들에 대해 경찰청과 함께 단속을 실시, 13명을 붙잡았다고 밝혔다. 불법 사채업자를 뿌리 뽑기 위해 지난 5월 경찰청과 ‘금융범죄 근절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이후 첫 합동 단속이었다.
금감원은 불법사채 피해자의 신고를 접수한 뒤 경찰청에 수사를 의뢰했고, 이를 넘겨받은 관할 경찰서는 피해자 신변 보호와 함께 신속한 수사로 이들을 단속하는 등 역할을 분담했다.
유재성 경찰청 마약지능수사과 계장은 “금감원은 정보를 제공하고, 경찰은 단속권을 행사하는 만큼 유기적인 협조 체계가 중요하다.”면서 “MOU 체결 이후 피해자 신고부터 경찰 조치까지 1주일 안에 신속히 처리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신불자 멍에… 급전 유혹에 빠져
특히 금감원은 피해자가 고금리 사채 외에 합법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다른 대출을 알아봐주는 역할까지 맡았다. 이번 단속에서도 금감원은 연체가 거의 없고, 작은 가게 운영 등으로 일정 수입이 있다는 점을 감안, 법정 한도(연 30%)를 웃도는 이자에 대해서는 원금에서 탕감토록 하고 남은 빚은 은행 대출로 바꿔줬다.
금감원 관계자는 “불법 사채로 인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사채업자를 처벌하는 것뿐 아니라 피해자들이 다른 안전한 금융을 이용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면서 “불법 사채로 피해를 보고 있다면 혼자 고민하지 말고 금감원 사금융피해상담센터에 연락해 달라.”고 당부했다.
조태성 장세훈기자 cho1904@seoul.co.kr
2009-06-23 6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