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함정수사 공소기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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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9-01-17 00:42
입력 2009-01-17 00:00
범죄를 저지를 뜻이 없는 사람이 함정수사를 통해 범행까지 하게 됐다면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7단독 박재영 판사는 무면허 운전을 하다 적발돼 기소된 박모(42)씨의 사건을 공소기각 판결했다고 16일 밝혔다.

공소기각이란 검찰이 범죄혐의가 있는 피의자를 기소했지만 소송 절차에 문제가 있어 법원이 유·무죄를 판단하지 않고 재판을 끝내는 것이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경찰관들은 차량 번호판을 휴대전화로 조회해 박씨가 면허정지 기간임을 알고 ‘차량이동 바랍니다-구청공사’라는 문자를 보냈지만 당시 주변에는 어떤 공사도 진행되지 않고 있던 사실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차를 이동해야 할 급한 상황인 것처럼 거짓 사실을 알리는 등 계략을 써 피고인이 무면허 운전이라는 범행의 뜻을 갖고 실제 범행에 이르게 한 함정수사를 한 사실이 명백하다.”면서 “원래 범행할 뜻이 없는 사람에게 수사기관이 계략 등을 써서 범의를 유발시켜 검거하는 함정수사는 위법하고 그로 인한 공소 절차는 위법해 무효”라고 덧붙였다. 박씨는 운전면허가 정지 중이던 지난해 9월 집에 있던 중 차량을 이동해 달라는 문자메시지를 받고 집 근처에 세워 놓은 자신의 차를 20m가량 운전하다 경찰관 2명에게 무면허 운전으로 적발돼 기소됐었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2009-01-17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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