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수화 주제 첫 박사라 더 감격”
수정 2008-12-10 00:38
입력 2008-12-10 00:00
독일서 수화언어학 박사학위 딴 교포2세 홍성은 씨
‘한국 수화의 일치동사’라는 주제로 박사학위를 딴 홍씨는 독일에서 태어나고 자란 교포 2세다.한국어를 능숙하게 구사하지만 독일어가 더 편한 게 사실이다.그런 그가 한국 수화를 연구한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그는 8일 서울신문과의 전화인터뷰에서 “독일에 살고 있지만 늘 한국이 궁금했다.”고 말했다.
고등학교에서 영어,불어,스페인어를 배우며 언어학의 매력에 푹 빠진 홍씨는 잠시 미국에서 공부할 기회를 가졌고 그곳에서 수화언어학을 접하게 됐다.그는 “그 때는 ‘이거 아니면 안되겠다.’는 생각에 대학 원서도 함부르크대 수화언어학과 딱 한군데만 넣었다.”고 말했다.공부 잘하는 딸이 의대가 아닌 수화언어학과를 가겠다고 했을 때 부모님 반대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하지만 싫은 공부를 억지로 시킬 수 없다는 생각을 했던 부모님은 결국 홍씨 편이 됐다.대학에 진학해 독일 ‘수화의 아버지’로 불리는 지크문트 프릴비츠(사진 오른쪽) 교수 밑에서 공부했고 그 결과 독일에서도 드문 수화언어학 박사 소지자가 됐다.한국의 수화 연구에 대한 생각을 묻자 “열정을 갖고 연구하시는 분들이 많다.”면서 “하지만 학문적으로는 부족한 부분이 있다.”고 조심스럽게 얘기했다.그는 또 “한국에는 수화 교재가 그 어느 나라보다 많다.”면서 “수화 역시 자연발생적으로 만들어진 ‘언어’임에도 한국에서는 표준화에 많은 공을 들이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보편화라는 측면에서는 한국이 앞서 있지만 학자로서는 아쉬움이 느껴진다는 얘기다.
그가 공부한 수화언어학과에는 일본인 유학생이 있다고 한다.그는 “일본의 수화 연구는 상당한 수준인 것 같다.”면서 “지금 독일에서 한국 수화를 연구하는 사람이 혼자이지만 언젠가 한국인 유학생을 이 곳에서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2008-12-10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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