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자원 주권 지키기’ 첫걸음
류찬희 기자
수정 2007-10-08 00:00
입력 2007-10-08 00:00
동양 최대의 최첨단 수장시설은 1100만점의 생물표본을 소장할 수 있으며 현재 118만점이 소장됐다.17개 대형 수장고는 생물 분류별로 소장할 수 있도록 맞춤형 이동식으로 만들어졌다. 표본의 완벽한 소장을 위해 전자동 항온·항습 장치가 있고, 내부 형광등은 모두 자외선이 차단되도록 했다. 만약 불이 나도 물이 아닌 할론가스로 끈다. 소장되는 것은 한반도 자생종으로 국한된다. 형태와 유전자 상태가 완벽해야 들어올 자격이 주어진다. 언제든지 DNA를 뽑아 유전자원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수장고 건물로 들어오기 전에 완벽한 소독을 거친다. 부패를 막고 형상이 흐트러지는 것을 막기 위해 냉동하거나 박제를 한다. 유전자 자료를 확인·등록하는 등 자세한 정보를 입력하면 수장 준비가 끝난다. 최종 소독을 거쳐 수장고에 들어가면서 영구 보존된다.
이런 작업은 분야별로 내로라하는 전문가들이 맡는다. 상당수의 연구원들은 이름 앞에 ‘나비 전문가, 수달 전문가, 곤충 전문가’ 등 수식어가 붙는다. 박제 전문가와 동식물 전시 전문 박사도 있다.62명의 석·박사급 연구원을 포함,102명이 생물자원 조사·연구·전시활동을 한다. 박종욱 관장은 “자원관은 세계 최고 수준의 시설을 갖췄고 각 분야 전문가들이 모인 싱크탱크 집단”이라면서 “생물주권을 확보하는 첫걸음을 뗐다.”고 말했다.
●국내 유일의 자생생물 전시장
전시장의 동물 표본은 대부분 사연이 있다. 전시를 위해 일부러 잡은 것이 아니라 사고사를 당하거나 자연사한 것으로 만들었다.2004년 강원도에서 시체로 발견된 국내 마지막 여우부터 폭설로 고립돼 죽은 산양, 서울 도심에 내려왔다가 죽은 멧돼지 등이 전시돼 있다.
●고유생물 2322종… 활용가치 높아
생물자원은 실제 또는 잠재적으로 활용 가치가 있는 생물체다. 생물의 구성요소·유전자원은 경제·환경·문화적으로 귀중한 국가자원이다. 우리나라에도 10만종의 생물이 사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현재 알려진 생물은 2만 9828종이다. 우리나라에만 자연적으로 서식하는 매우 소중한 생물자원인 고유생물도 2322종에 이른다.
인천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2007-10-08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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