鄭캠프 압수수색 ‘예고수색’ 논란
강국진 기자
수정 2007-10-08 00:00
입력 2007-10-08 00:00
경찰이 법원으로부터 영장을 발부받아 압수수색에 나섰지만 이를 미리 통보받고 대비한 정 후보 캠프 관계자들이 경찰의 사무실 진입을 막으면서 영장 집행을 하지 못하고 철수했기 때문이다.
●형소법에 규정돼 있지만 예외조항도 둬
7일 서울경찰청과 정 후보 캠프에 따르면 어청수 서울경찰청장은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정 후보 캠프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기 50분 전인 이날 오후 3시30분쯤 정 후보 캠프측에 ‘서울 여의도 대하빌딩 4층 사무실을 압수수색한다.’고 전화로 알렸다. 이어 경찰은 오후 4시20분쯤 경찰관 30여명을 동원, 압수수색을 하려 했지만 캠프 관계자 20여명과 2시간 가까이 대치하다 오후 6시10분쯤 돌아갔다.
정 후보 캠프 관계자는 “경찰 통보를 받은 뒤 (집행을) 저지하려고 사무실로 집결했다.”고 밝혀 경찰의 사전 통보가 결과적으로 정 후보 캠프측이 경찰관들의 사무실 진입을 막도록 준비할 시간을 준 셈이다.
경찰의 압수수색 방침 사전 통보는 ‘형사소송법 제122조(영장집행과 참여권자에의 통지)’에 따른 절차인 것으로 알려졌다. 형사소송법에는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함에는 미리 집행 일시와 장소를 검사, 피고인 또는 변호인, 압수수색에 참여할 자에게 통지하여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 하지만 ‘이들이 참여하지 아니한다는 의사를 명시한 때 또는 긴급을 요하는 때에는 예외로 한다.’고 예외 조항을 두고 있어 경찰이 정 캠프 측의 거센 반발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사전 통보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일선署 형사과장 “관공서·대기업은 미리 통보”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수사 기관이 압수수색 현장에서 마음대로 뒤져서 갖고 오는 게 아니라 관리자들의 협조 아래 추출해주는 것을 받는 것”이라면서 “압수수색에는 협조라는 개념이 전제돼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압수수색 통보 시점에 대해서는 “사실 우리도 어느 정도 시간을 두고 관리자한테 통보해줘야 하는지가 늘 고민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서울 일선경찰서 형사과장은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사전통보를 잘 안하는 게 현실”이라면서 “관공서나 대기업 등은 대개 미리 협조 요청을 구한다.”고 말했다.
검사 출신의 한 법대 교수는 “압수수색 대상 책임자와 변호사는 압수수색 현장에 참여할 권리가 있지만 사문화되고 있다. 미리 통지를 하면 증거인멸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기 때문에 실제로는 잘 안 지켜진다.”면서 “압수수색을 방해한 정동영 캠프측 사람들은 추후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사법처리될 수 있다.”고 말했다.
홍성규 강국진기자 cool@seoul.co.kr
2007-10-08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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