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피고인 뇌물 진술 누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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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섭 기자
수정 2007-03-29 00:00
입력 2007-03-29 00:00
론스타 사건을 수사한 대검 중수부가 관련자 공판 조서에 대해 재판부에 잇따라 서면 이의제기를 한 것으로 28일 확인됐다.

검찰은 “피고인 진술이 지나치게 요약, 기재돼 관련 내용이 누락됐다.”고 주장했다. 최근 에버랜드 사건 공판에서 “검사가 공소장 변경 동의를 한 적이 없는데, 공판 조서에는 동의한 것으로 적시됐다.”며 반발한 것과는 반대의 이유로 이의를 제기한 것이다.

26일 오후 2시에 열린 변양호 전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과 하종선 변호사에 대한 재판에서 검찰은 각 사건 재판부에 서면으로 이의서를 냈다. 론스타측 로비스트로 활동한 하씨로부터 4147여만원의 금품을 받은 혐의 등으로 기소된 변씨는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 하씨는 같은 법원 형사23부에서 각각 재판을 받고 있다.

검찰은 하씨가 6일 열린 공판에서 진술한 내용이 공판 조서에서 제대로 표현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날 공판에서 하씨는 변씨에게 건넨 금품에 대한 대가성을 인정했다. 수사 과정에서 대가성을 인정했다가 공판이 시작되자 “대가성이 없었다.”며 말을 바꾼 하씨의 진술이 재번복된 것이다.

검찰은 “하씨는 진술을 재번복했을 뿐 아니라 말을 바꾸게 된 경위를 설명했고, 수사 과정에서 절차상 문제가 없었다는 내용도 부연했다. 공판 조서에는 이 내용이 단 한 문장으로 요약됐다.”고 했다. 검찰은 이어 “하씨의 진술은 변씨 재판에도 영향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정확히 기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공판조서에는 금품을 건넨 이유에 대한 하씨의 진술이 “친구의 부탁도 있고 투자가치도 있고 외환은행 인수권 관련하여 감사의 뜻도 있고 여러가지 복합적인 것이 합쳐져 있습니다.”라는 한 문장으로 돼 있다. 진술을 바꾼 이유를 묻는 재판장의 질문에 하씨가 “처음에는 여러 가지 복합적인 요소들이 있다고 고려됐다고 여겼는데 다시 생각해 보니 직무와 관련해 대가성이 있는 것 같다.”고 대답한 대목은 공판 조서에서 빠졌다. 검찰 수사과정에 대해 “구속취소 언급은 있었지만, 검찰이 약속한 것은 아니었다.”고 한 발 뺀 부분도 공판 조서에서 찾을 수 없다.

이와 관련, 서울중앙지검의 한 검사는 “공판 조서는 피고인이 동의하는지에 관계없이 증거로 사용된다. 편의를 위해 중요한 내용을 누락시키면 안 된다.”고 비판했다. 법원은 검찰의 이의 신청을 수용할 수 있지만, 공판 조서 작성에 문제가 있다는 비판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홍희경 김효섭기자 saloo@seoul.co.kr

2007-03-29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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