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 급발진 사망사고 운전자 무죄
이는 최근 자동차의 제조물 결함을 교통사고 원인으로 일부 인정해 제조사에 손해배상 책임을 묻는 민사 판결이 나온 가운데 내려진 결정이라는 점에서 이목을 끌고 있다. 송 판사는 판결문에서 “당시 도로 상황, 가해차량 속도와 질주하는 힘, 목격자들의 진술 및 폐쇄회로TV에 찍힌 차량의 진행상황, 사고 후 확인된 가해차량의 파손부위 등 제반 사정에 비춰보면 피고인이 통제할 수 없는 어떤 상황에 의해 사고가 일어난 것이 아닌가 하는 강한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또 차량을 옆으로 옮기기 위해 시동을 걸었을 뿐 일방통행로를 고속으로 역주행해야 할 아무런 이유가 없었고, 사고 후 음주 및 약물 검사에서도 모두 정상으로 판명된 점을 들어 “피고인에게 과실이 있다는 점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고, 피고인이 조향 및 제동 장치를 정확하게 조작했다 하더라도 이 사건과 같은 사고를 방지하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씨는 2005년 11월22일 마포구 용강동에서 주차해 놓았던 랜드로버 차량의 위치를 옮기던 중 가속페달을 밟는 순간 자동차가 갑자기 시속 100km 속도로 일방통행로 160m를 역주행해 1명을 숨지게 하고 5명을 다치게 한 혐의로 지난해 8월 구속 기소됐다.
당시 목격자들은 가해차량이 굉음을 내면서 매우 빠른 속도로 질주했고 차량 밑부분에서 불꽃이 튀는 것을 보았다고 진술했다. 또 “브레이크를 밟고 변속기를 후진 위치로 바꾸는 등 차량 제동을 위해 노력했다.”는 박씨의 주장대로 인근 음식점 폐쇄회로 TV에는 브레이크등과 후진등이 켜지는 모습이 찍혀 있었다.
변호를 맡은 박영하 변호사는 “급발진에 의해 발생한 불가항력적 사고에 대해 무죄를 인정하는 첫 형사 판결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본다. 증거물과 목격자 증언 등이 풍부했던 것이 무죄 인정에 유리하게 작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