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산재보험 카드결제 사업주에 수수료 ‘덤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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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석 기자
수정 2006-11-21 00:00
입력 2006-11-21 00:00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김모(48)씨는 얼마 전 신용카드로 고용보험료 4만원을 내러 근로복지공단에 갔다가 황당한 경험을 했다. 카드결제를 하려면 일시불은 안 되고 2개월 이상 할부로만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2만원씩 2개월에 걸쳐 나눠 낼 때 붙는 수수료(이자)는 2000원이 훨씬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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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돈은 아니지만 억울했다.“겨우 4만원 긁는데 왜 할부를 강요해 돈을 더 내게 만드느냐.”고 따졌지만 직원은 “일시불로 하면 수수료를 우리(공단)가 부담해야 하는데 우리에겐 그럴 만한 예산이 없다.”고 했다.

고용보험료와 산재보험료를 신용카드로 내려면 높은 수수료율이 적용되는 할부로만 결제하게 돼 있어 사업주들의 불만이 잇따르고 있다. 현재 카드사들의 할부 수수료율은 최소 월 12%에 이른다.

근로복지공단은 2001년 10월부터 LG카드, 삼성카드, 현대카드 등과 제휴해 고용·산재 보험료를 신용카드로 낼 수 있게 했다. 이때만 해도 일시불로 결제할 경우 수수료 부담이 없었다. 카드사들이 공단측이 부담해야 할 2%대의 일시불 수수료를 면제해 줬기 때문이다.

그러나 2004년 2월1일부터 상황이 바뀌었다. 카드사들이 일시불 수수료를 낼 것을 공단측에 요구했다. 하지만 공단측은 예산이 없다는 이유로 수수료 부담을 거부했고 할부결제만 가능하게 됐다.

근로복지공단 관계자는 “카드사들이 이른바 ‘카드 대란’으로 경영이 악화되면서 태도를 바꿨다.”고 말했다. 통상 일시불로 금액을 결제할 때 생기는 평균 2%대의 수수료는 카드 가맹점(공단)이 내지만 할부결제에 따른 수수료는 신용카드 사용자(납부자)가 내야 된다.

한마디로 공단측이 자신들이 내야 할 일시불 수수료 부담을 예산을 이유로 거부하면서 자연스럽게 납부자가 수수료를 내는 할부결제만 남게 된 것이다. 공단측은 “2004년 이후 일시불 수수료 관련 예산을 기획예산처에 꾸준히 요구해 왔으나 반영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올들어 9월까지 걷힌 고용보험료 및 산재보험료는 6조 3403억원, 이중 카드납부 금액은 전체의 14.5%인 9223억원에 이른다. 이를 납부규모 등과 연계해 계산하면 총 600억원 정도의 수수료를 사업주들이 추가로 부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국민연금이나 건강보험은 지역가입자(개인)의 경우 신용카드로 보험료를 납부하고 있으며 그에 따른 수수료는 공단측에서 부담하고 있다.

열린우리당 제종길 의원은 “사업주의 부담을 낮춰 보험료 납부를 유도하고 이를 통해 보험 수혜의 범위를 넓히기 위해서는 일정 기준을 정해 근로복지공단에서 수수료를 부담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공단측은 이 방법은 현금으로 보험료를 내는 사업자들과 형평성에서 어긋난다고 주장한다. 공단측은 “수수료를 공단이 떠안게 되면 현금으로 납부하는 사람들이 결국 그 부담을 안게 되는 셈”이라면서 “정부가 예산을 배정하는 방법 외에는 당장 뚜렷한 해결책이 없다.”고 했다.

김준석기자 hermes@seoul.co.kr
2006-11-21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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