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이들 열심히 공부할 계기 됐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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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열 기자
수정 2006-09-05 00:00
입력 2006-09-05 00:00
70대 노부부가 병마와 배우지 못한 역경을 딛고 수필집을 출간해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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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호(왼쪽) 할아버지·김유성(오른쪽) 할머니 부부
장성호(왼쪽) 할아버지·김유성(오른쪽) 할머니 부부
주인공은 장성호(76·청주시 흥덕구 사창동) 할아버지와 김유성(73) 할머니 부부.

글은 할아버지가 쓰고, 삽화는 할머니가 그린 수필집의 이름은 ‘해 뜨는 오솔길’. 수필집에는 어머니와 어린 시절에 대한 기억, 재미있는 일상생활, 아름다운 자연풍경 등을 소재로 삶의 지혜를 배울 수 있는 교훈적인 내용을 담담하게 그려낸 39편의 글이 실렸다.

특히 이 수필집은 부부가 인생의 황혼기에 접어든 뒤 작문과 묵화 등을 배워 엮은 것이어서 더 값진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초등학교 교사로 정년 퇴직한 할아버지는 70세가 되던 2000년 충북대 평생교육원에 등록해 문학 공부를 시작,2004년 문학지인 ‘한국문인’의 수필부문 신인상을 받았다.

그 뒤 수필집을 출간하기로 마음먹고 더 열심히 글을 써왔으나 지난해부터 폐기능이 약해져 10일 가운데 2∼3일씩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집에서도 산소호흡기에 의지할 정도로 건강이 나빠졌으나 손에서 책을 놓지 않았다.

병원에 입원할 때도 책과 필기구를 싸들고 틈틈이 생각을 정리한 뒤 집으로 돌아와 컴퓨터에 옮기는 작업을 계속했다.

장 할아버지는 “나 같은 늙은이도 책을 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 젊은이들이 더 열심히 공부하는 계기를 주고 싶었다.”면서 “건강이 크게 나빠져 책도 못 내고 죽을까 걱정했는데 이렇게 완성하고 보니 마음이 더없이 흡족하다.”고 말했다.

부인 김 할머니의 배움에 대한 열정도 감동적이다. 초등학교에 입학조차 하지 못했던 김씨는 3남2녀의 자식들이 모두 대학까지 마치도록 뒷바라지한 뒤 1999년 대학생들이 운영하는 야학에 입학,2003년 중입 검정고시에 합격한 뒤 2005년에는 고입검정고시까지 합격했다.

또 평생교육원에서 서예와 묵화를 공부해 이번에 장옹의 수필집에 삽화를 그리는 일에 참여하게 됐다.

김 할머니는 “수필집을 내는데 삽화가 필요하다는 영감님의 말을 듣고 재작년부터 사군자 등 묵화를 배우기 시작, 영감이 쓴 글을 읽고 그림을 그렸다.”며 “마음에 들 때까지 그림 그리기를 반복하다 새벽을 넘기기 일쑤였다.”고 설명했다.

김 할머니는 “겨우 한글이나 읽었던 내가 중학교 과정까지 졸업하고 책까지 냈다고 생각하니 아주 기쁘다.”면서 “조건만 되면 고등학교와 대학도 다니고 싶다.”고 환하게 웃었다.

청주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2006-09-05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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