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고왔다 울고가는 섬 독도…”
유지혜 기자
수정 2006-04-21 00:00
입력 2006-04-21 00:00
일기를 쓴 주인공은 당시 울릉도경찰서 소속 순경으로 독도에서 파견근무를 하던 고병훈(70)씨. 고씨의 이 일기는 독도의 전경사진과 함께 1965년 1월1일자 동아일보 1면 머리기사를 장식했다.
일기에는 당시 독도수비대가 처해 있던 열악한 환경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울고 왔다 울고가는 섬’-갈매기 슬피 울면 우리의 다난했던 1개월 간의 근무일지에도 종지부가 찍히고. 나와 우리 대원들도 부모처자를 다시 만나 독도의 지난날을 이야기하게 되겠지. 물개 가족들의 다정한 모습이며 식수가 없어 곤란했던 일. 의료시설이 없어 맹장이 걸리면 영락없이 삶을 포기해야 한다는 둥”
고씨의 일기를 보면 당시 일본 선박이 가끔 우리 영해 인근에 출몰했던 일들도 기록되어 있다. 그는 “도정(섬 꼭대기)에서 우리 경비원들은 간혹 국적불명의 선박이 섬앞 20마일 해상까지 출몰하는 것과 고기떼 물따라 평화선을 침범하는 일본어선단을 발견하나…”라고 불안정했던 당시 독도의 상황을 전했다.
일기에서는 얼마 되지 않는 인원으로 우리나라의 최동단을 지키고 있던 수비대의 외로움도 느껴진다.“따뜻한 손길. 동쪽 수평선에 떠올랐던 해가 서쪽 수평선에 지는 나날을 지켜 보노라면 사람이 그립고 육지소식이 그리워진다.”
이 일기는 고씨의 아들 성달씨가 자주국방 네트워크(www.powercorea.com) 홈페이지에 ‘견적필살의 울릉도, 독도 이야기’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면서 알려졌다. 고씨는 “당시 독도 사진이 국내 최초로 공개된 독도 전경이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이 일기를 본 네티즌들은 독도를 지켜온 우리 경찰의 오랜 노력이 그대로 느껴져 감동적이라는 반응들이다.
고씨는 “일본의 요즘 행태를 보면 당시 독도에서 근무하다가 사고로 사망한 동료의 얼굴이 떠오른다.”면서 “그때도 일본 선박이 수시로 우리나라 영해에 접근해 신경을 곤두세우곤 했는데,40년이 지난 지금까지 같은 일이 되풀이되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2006-04-21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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