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용극 ‘눈물의 역사’ 연출 위해 내한 얀 파브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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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면 기자
수정 2006-02-07 00:00
입력 2006-02-07 00:00
“나는 아름다움을 섬기는 사람(servant of beauty)입니다. ” 10∼12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 오르는 무용극 ‘눈물의 역사’ 연출을 위해 한국에 온 벨기에 안무가 얀 파브르(48)는 자신을 이렇게 규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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얀 파브르
얀 파브르
땀과 눈물, 오줌이 난무하는 ‘눈물의 역사’는 인간의 육체에 가해지는 이성과 통제의 검열을 우의적으로 비판한 작품. 무용수들이 벌거벗은 채 뛰어다니는가 하면 배뇨 장면까지 보여주는 충격적인 작품이다.

6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난 파브르는 작품에 쏟아지는 비난과 찬사를 의식한 듯 자신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밝혔다.“아름다움은 나비처럼 상처받기 쉬운 것입니다. 아름다운 동작은 누구나 만들어낼 수 있어요. 하지만 중요한 건 의미입니다. 미는 윤리의 출발점이에요. 나의 작품에서 무용은 아름다움을 보여주기 위한 게 아니라 신체를 연구하기 위한 매개일 뿐입니다.” 세상의 부조리한 질서에 도전하는 몸짓이라면, 체액 심지어 오줌까지도 그에겐 불결한 것이 아니다.

파브르는 화가, 조각가, 희곡작가, 오페라ㆍ연극 연출가, 안무가, 무대·의상 디자이너 등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며 ‘현대의 레오나르도 다 빈치’로 불리는 전방위 예술가.70년대 입장료로 받은 돈을 불태워 그 재로 ‘돈’이라고 쓰는 파격적인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주목받기 시작했다.‘파브르 곤충기’로 유명한 곤충학자 앙리 파브르의 증손자여서인지 그 또한 곤충에 관심이 많다.“곤충은 이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컴퓨터입니다. 인간에게 곤충의 피부를 만들어주고 싶어요. 곤충과 동물, 인간의 행동을 비교 연구해 전혀 새로운 무용 동작을 창조해내곤 하지요.” 곤충에 대한 호기심이야말로 그에겐 예술적 영감의 원천인 셈이다.

이번 작품은 ‘나는 피다’‘울고 있는 육체’로 이어지는 파브르 체액 3부작의 완결편. 체액으로 형상화된 그의 신체에 대한 관심을 엿볼 수 있다. 천재적인 감수성이 돋보이지만 때론 ‘실체 없이 혼란만 야기하는 인물’이란 비난도 아울러 듣는 그의 작품이 한국 관객들에게 어떻게 비쳐질지 궁금하다.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2006-02-07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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