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식보단 의미… 이런 명절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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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용 기자
수정 2006-01-27 00:00
입력 2006-01-27 00:00
“설 명절에 온 가족이 모여 봉사활동을 하면 차례 못 지내는 것을 조상님이 용서해 주시지 않을까요.”

서울 양천구 목동에 사는 이신애(가명·29·여)씨는 설날에 차례를 지내지 않는다. 대신에 지난해부터 온 가족들이 모여 독거노인이나 소년소녀 가장들에게 명절 음식을 나눠주며 봉사활동을 한다.

이씨는 일곱자매 중 막내로 미혼이지만 언니들은 모두 결혼해 가정을 이뤘다.

이 때문에 설날에 차례 지내기가 어렵다. 특히 3년 전 부친이 세상을 뜬 뒤에는 차례 지내기가 더욱 힘들어졌다. 명절만 되면 고민하던 이씨는 언니·형부들과 상의한 끝에 형식적인 데 너무 얽매이지 말자는 결정을 내렸다. 그래서 택한 것이 바로 ‘설날 봉사활동’이다. 이씨는 “차례를 지내지 않는 대신 더 큰 의미를 찾을 수 있어 모든 가족들이 만족해 한다.”고 말했다.

가족간 ‘종교갈등’ 해소를 위해 형식을 버리는 집도 있다. 전북 전주에 사는 김석태(30)씨는 2003년부터 명절 차례를 지내지 않는다.

장남인 김씨 아버지는 종교가 없어 차례를 고집하지만, 작은 아버지 3명이 모두 독실한 기독교 신자여서 작은 갈등이 있어 왔던 게 사실. 절을 하거나 차례를 지내지는 않지만 반대로 기도나 찬송가도 없다. 일가친척이 모여 조촐하게 차린 명절 음식을 먹으며 이야기꽃을 피우는 것이 형식이라면 형식이다. 김씨는 “명절이면 종교 때문에 갈등을 겪는 집이 적지 않은 것 같다.”면서 “형식에 연연하지 않으면 서로 자기 가치관에 맞는 절충점을 찾기가 더 쉬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2006-01-27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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