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파속 ‘범죄의 추억’ 밝혔다
박경호 기자
수정 2005-11-14 00:00
입력 2005-11-14 00:00
사건을 뒤쫓던 검·경은 지난달 초 난관을 뚫기 위해 대검 과학수사과에 뇌파분석을 의뢰했다. 검찰은 용의자를 불러 그의 동의를 받고 뇌파분석을 실시했다. 검찰은 용의자에게 컴퓨터 모니터로 여러 가지 단어와 사진 등을 일정한 간격으로 보여주었다.
수많은 화면 가운데 범행에 사용됐던 독극물이나 범행장소 주변 건물 등이 지나가자 용의자의 뇌파가 조금씩 반응을 보였다. 검찰은 추가적인 질의응답을 통해 용의자와 ‘스무고개’를 시작했다. 검찰은 그의 뇌파가 범행과 밀접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하지만 아직 뇌파분석 결과를 증거로 쓸 수 없어 용의자가 살해범이라고 단정하지는 못한다고 판단했다.
또 다른 사건은 지난해 일어난 살인방화사건. 피해자를 방에 가둔 채 불을 질러 목숨을 빼앗은 사건이다. 검·경은 용의자를 찾아냈지만 혐의를 부인했다. 검·경은 범인이 피해자를 방 안에 가둬 놓고 도구를 사용해 외부에서 문을 잠갔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검·경은 뇌파분석을 받고 있던 용의자에게 현장에서 발견된 도구를 제시했다. 역시 용의자의 뇌파가 반응했다.
검찰 관계자는 “비록 직접적인 증거로는 볼 수 없지만 사건을 해결할 충분한 실마리가 될 것”이라면서 “앞으로 기술이 발달하고 신문·분석 기법을 더욱 보완하면 증거물로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지금까지 모두 4건의 분석을 의뢰 받았지만 나머지 2건은 수사종결 등을 이유로 취소됐다.
지금까지는 거짓말을 할 때 심장박동이 빨라지거나 혈압이 높아지고 식은땀이 흐르는 등의 생리적인 변화를 감지하는 이른바 ‘거짓말 탐지기’로 알려진 ‘다중기록’(폴리그래프)이 수사에 활용돼 왔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2005-11-14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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