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에 독약대신 보약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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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세훈 기자
수정 2005-07-02 00:00
입력 2005-07-02 00:00
사람이 먹는 비타민B1을 활용한 친환경적인 `비타민 농약´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세계 최초로 개발됐다.

서울대 농생명공학부 이용환(43) 교수는 1일 “비타민B1이 식물의 자기방어시스템을 활성화시켜 병원균의 침입을 억제하는 메커니즘을 규명했다.”면서 “비타민B1을 활용한 `식물병 방제제´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는 항암제처럼 특정 병원균을 찾아 죽이는 화학합성농약과 달리 보약처럼 식물의 자기방어능력을 키워 병충해를 차단하는 원리다. 따라서 생태계 파괴, 유해물질의 인체 내 축적 등 기존 농약의 부작용도 최소화할 수 있다.

이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비타민B1이 벼와 채소작물을 비롯한 단자엽·쌍자엽 식물 모두에서 곰팡이, 세균 등 병원체 감염을 현저히 억제시키는 것을 확인했다.”면서 “특히 비타민B1은 물에 잘 녹는 수용성으로 화학합성농약이나 생물농약 등과 혼합해 사용할 수 있어 환경생태계 보호는 물론, 약제효과를 높일 수도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동안 비타민의 성능 및 효과에 대해서는 사람과 동물 중심으로 이뤄졌으며 식물에 대한 적용 가능성을 제시한 것은 이 교수가 처음이다. 이번 연구성과는 미국의 식물생리학회지 7월호에 실렸으며 현재 국내에서 특허를 획득하고 미국, 일본, 유럽 등지에서는 특허출원 중이다.

그는 “이번 연구결과는 식물의 자기방어시스템을 조절할 수 있는 작물을 개발하는 기초자료로도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앞으로 비타민이 식물의 품질 향상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해서도 연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이 교수는 지난 4월 세계 최초로 벼도열병을 일으키는 곰팡이 병원균의 유전체 염기서열을 완전해독, 벼도열병 퇴치의 길을 열었다. 벼도열병은 매년 벼 수확량의 10% 이상을 감소시키며 이는 연간 6000만명의 식량을 해결할 수 있는 양이다.

이 교수는 “식물과 미생물의 상호작용에 의해 생기는 식물병에 관심이 많다.”면서 “동물과 달리 식물의 경우 85% 정도가 곰팡이 관련 병인 만큼 식물병의 원인을 밝히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2005-07-02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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