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개혁 진통] “법은 검찰만 아는줄 착각”
수정 2005-05-06 06:39
입력 2005-05-06 00:00
일선서 경찰간부가 벌금ㆍ구류 등 재산형 대상자에 대해 검찰이 형집행영장을 남발함으로써 시민들이 인권침해를 당하고 있다고 4일 국가인권위에 낸 진정과 관련, 휴일인 5일에도 검·경은 각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오전 경찰청 윤시형 수사국장은 반박 자료를 들고 기자실을 찾았다. 그는 “법은 검찰만 알고 있는 것처럼 착각하지 마라.”며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형집행영장은 집행관을 통한 압류나, 부동산 강제경매 신청 등 법이 정한 절차를 거친 뒤 최후에 취해야 하는 조치”라면서 “이 과정을 모두 생략한 채 경찰에게 지휘를 내려 영장을 발급하는 행위는 분명한 불법·탈법이며, 행정편의만을 생각하는 검찰의 인권수준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라고 꼬집었다.
경찰은 또 “검사들이 편법적인 형집행장 발부를 위해 지구대 순경들을 직접 불러 “경고문을 붙이고 오라.”고 지시하는 일이 많다.”면서 “재산형 대상자의 대문에 붙이도록 돼 있는 ‘벌금미납 고지서’는 이웃에까지 공개 돼는 데다 협박에 가까운 문구로 작성돼 인권침해적 요소가 크다.”고 지적했다.
●결렬된 회의정리에도 신경전
첨예한 신경전은 이미 검·경수사권조정자문위원회의에서 결렬된 회의결과를 정리하는데까지 이어졌다.
검찰은 그간의 조정자문위 활동을 정리한 보고서 작성을 위해 6일 첫 모임을 열자고 경찰에 제안했지만 경찰은 “중요한 내부일정이 있다.”며 연기를 요청했다.
결국 회의는 10일로 결정됐지만 두 기관의 시각차가 커 보고서 작성 역시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은 그동안 부분적으로 합의된 내용을 ‘권고안’형식으로 정리하고 싶어 하는 입장인 반면 경찰은 핵심부분의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만큼 ‘보고서’를 넘어서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검찰 관계자는 “검찰이 많은 부분을 양보해 35개항 중 19개항 합의가 이뤄져 제도가 획기적으로 변한 수준”이라면서 “의견접근이 안된 부분은 일단 두고서라도 합의가 된 부분만 먼저 시행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경찰 관계자는 “그간 회의에는 형사소송법 195ㆍ196조 논의를 위한 과정에서 부수적이고 비본질적 문제만 합의된 것”이라면서 “보고서 정리는 행정적인 요식행위일 뿐”이라고 맞섰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2005-05-06 3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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