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同軍同樂’ 동반입대 파트너 찾기 사이트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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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5-01-19 07:42
입력 2005-01-19 00:00
‘함께 군대 가실 분 찾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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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입대를 계획 중인 대학생 신모(24)씨. 또래보다 뒤늦은 군생활이 막막했지만 동반입대를 결심한 후 달라졌다. 형제는 물론 함께 갈 친구도 없지만 걱정을 덜었다. 인터넷을 통해 군생활 동반자를 찾을 수 있다는 얘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신씨는 “인터넷으로 만나 짧은 기간이라도 알고 지낸 사람과 함께 지내면 그것만으로도 힘든 군 생활에 위로가 되지 않겠냐.”면서 “빨리 좋은 친구를 만나 입대신청을 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대학 졸업을 앞둔 김모(21)씨 역시 인터넷을 통해 동반입대할 친구를 찾고 있다. 김씨는 “여러명으로부터 연락을 받았다.”며 “2년 동안 동고동락할 사람인 만큼 신중하게 선택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최근 인터넷을 통해 ‘동반입대 파트너’를 구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주로 군입대 관련 카페나 커뮤니티 게시판에 나이·입대시기·지역·연락처를 남기는 방식이다. 다음 카페 ‘이채영의 병역 상담소(cafe.daum.net/leeche)’의 경우 아예 동반입대 전용 게시판을 만들었다. 매일 10건 안팎의 글이 올라오며 신청 날짜가 임박하면 하루에도 수십명이 이곳에서 동반입대자를 찾는다.

카페 운영자 최주원(26)씨는 “형제가 없거나 친구들과 입대시기를 맞추기 어려운 이들을 위해 게시판을 만들었는데 반응이 매우 좋다.”면서 “게시판으로 동반입대자를 찾게 돼 ‘고맙다.’는 메일을 자주 받는다.”고 전했다. 최씨는 “동반입대시 다소 힘든 부대로 배치되지만 아는 사람과 서로 의지할 수 있어 인기”라며 “어떻게 해서든 입대를 피해 보려는 사람들이 있는 세태 속에 ‘정’의 힘으로 떳떳이 군복무를 마치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것은 좋은 일”이라고 덧붙였다. 병무청이 2003년 1월부터 시행한 동반입대는 신체검사 1,2급을 받은 경우에 한해 친구, 형제 등과 함께 군입대를 허용하는 제도다. 신청 첫달부터 단 하루 만에 마감되는 등 인기가 높다. 매년 1월부터 연중 지원이 가능한데 현재 올해 5월 입대모집까지 인원이 꽉 찼다.2003년 2만 1370명,2004년 2만 3604명이 동반입대로 군생활을 시작했고 올해 병무청은 이보다 더 늘어난 2만 5666명을 모집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들에게도 걱정거리는 있다. 병무청이 이런 방법을 통해 만난 사람들의 동반입대를 금지하고 있어서다. 지난해 4월1일부터 입영부대에서 ‘동반입대자 상호관계 진술서’를 작성케 하고 개별면담·심사를 통해 친구나 형제관계가 아닌 것으로 확인된 사람은 귀가조치하는 등 불이익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대학생 박모씨는 “형제가 많은 것도 아니고 친구끼리 군대갈 시기를 맞추는 것은 사실상 무리”라면서 “군생활의 불안을 덜어준다는 게 동반입대제의 취지라면 평소 알던 친구나 인터넷을 통해 만나 알게 된 친구나 뭐가 다를 게 있느냐.”면서 융통성 있는 제도 운용을 당부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2005-01-19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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