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째 산새 모이주는 김용운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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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5-01-10 08:43
입력 2005-01-10 00:00
“산새들과도 함께 먹고 살아야죠.”

강원도 춘천의 삼악산 등선폭포 입구에서 20여년째 휴게소를 운영하는 김용운(65)씨는 아침 식사 후 산새들을 위한 또다른 아침밥을 준비한다.

잘게 부순 땅콩을 손바닥에 올려놓고 김씨가 휘파람을 몇번 불자 곤줄박이 여러 마리가 어디선가 날아와 김씨 손에 놓인 땅콩을 물고 날아간다. 곤줄박이와 달리 수줍음을 많이 타는 박새들을 위해 들깨와 땅콩을 따로 먹이통에 담아 한쪽에 놓아두는 것도 잊지 않는다.

이렇게 하루에 두번 산새들을 불러 먹이를 나눠주는 일은 8년째 계속해 온 김씨의 겨울 일과다. 겨울에 숲속에서 먹이 구하기가 어려워진 산새들이 휴게소 있는 곳까지 내려와 음식 부스러기를 주워먹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해 시작한 일이다.

겨울이 오면 하루 반되씩의 땅콩을 잘게 부숴 준비하고 추운 겨울에 매일 맨손으로 산새들을 불러 먹이를 주는 일이 성가실 법도 하다. 김씨가 바깥에만 나오면 시도 때도 없이 몰려들어 보채는 산새들 때문에 김씨는 다른 일을 하다가도 몇번이고 장갑을 벗은 채 손바닥 위에 주머니에 넣고 다니던 땅콩을 올려놓아야 한다.



그러나 “등선폭포에서 오래 살다보니 산새도 다 한식구 같다.”는 김씨는 “귀찮다고 굶길 순 없잖아요.”하며 넉넉하게 웃는다. 겨울이면 아기자기한 산새들이 김씨 손바닥에서 먹이를 집어먹는 모습은 등선폭포를 찾은 관광객들 사이에서 또다른 명물이 되고 있다.

춘천 연합
2005-01-10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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