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서 ‘성매매 실태’ 강연 전직 룸살롱 마담 최인현씨
수정 2004-06-11 00:00
입력 2004-06-11 00:00
9일 오전 11시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 대강당.전직 룸살롱 마담이었던 최인현(23·여)씨는 경찰관 500여명을 상대로 성매매 여성들의 실태에 대해 작지만 단호한 어조로 강연을 이끌었다.강연은 경찰청이 9·23 성매매 특별법 시행을 앞두고 기획한 교육 중의 하나였다.최씨는 지난달 28일 비슷한 처지의 여성 9명과 함께 룸살롱 성매매 여성들의 실태를 고발,세인의 관심을 끌었다.
강연에서 직장을 그만두고 유흥업소를 전전하다 탈출하게 된 과정,유흥업소의 구조적인 착취 및 인권유린 실태,성매매 피해여성을 돕는 상담원 활동 등도 솔직히 털어놓았다.
최씨는 아버지가 병으로 숨진 뒤 남겨진 치료비를 갚기 위해 지난 95년 윤락업소를 스스로 찾았다.하지만 9년 동안 무려 20여개의 단란주점 등을 다니며 웃음을 판 결과,남은 것은 8400여만원의 빚뿐이었다.‘마담’이라는 직함을 얻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업주의 폭행도,선불금에 찌들린 삶도 달라지지 않았다.결국 지난달 28일 비슷한 처지의 여성 7명과 동료마담 2명을 설득,대구여성회 성매매여성 인권지원센터를 찾았고 상담 끝에 업주를 고발했다.
지난 2일 기자회견 뒤 인터넷에 뜬 폭언이나 조사받는 과정에서 경찰관들의 성매매여성 비하 발언 등을 말할 때에는 감정이 복받친 듯 울먹이기도 했다.
경찰에 대한 충고도 빠뜨리지 않았다.“억울한 일이 있어 경찰을 찾으면 어떤 사유로 업소에서 일하게 됐는지 등은 뒷전이고 그저 ‘성매매’로 먹고 사는 여자로 취급합니다.경찰 먼저 편견을 버리고 수사를 해줄 때만이 업소 안에서의 억울함도,성매매 여성수도 줄어들 것입니다.”
현재 대구여성회부설 성매매여성지원센터 상담원으로 일하는 최씨는 “나와 같은 처지의 여성을 돕는 데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2004-06-11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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