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훔친 ‘타락 벤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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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4-05-13 00:00
입력 2004-05-13 00:00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12일 국내 S사가 세계에서 유일하게 개발한 반도체 성능측정 기계인 번인챔버(Burn-In Chamber) 설계도를 훔친 시스템 전문 벤처기업 S사 부사장 강모(42)씨를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구속했다.또 S사의 경쟁업체인 C사 사장 고모(44)씨와 S사 전 생산부장 이모(47)씨를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S사의 번인챔버는 반도체 조립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량률을 줄이기 위해 80∼120도의 고온에서 반도체의 안전성과 성능을 측정하는 첨단 장비이다.

강씨는 지난 2월 초 주식과 현금 3500만원,퇴직금 제공을 미끼로 이씨를 매수해 같은 달 24일 S사의 번인챔버 설계도를 CD로 복사해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강씨는 이 설계도로 자체 생산을 시도하다 기술부족 등으로 실패하자,3월29일 설계도를 이메일을 통해 일본 W사에 보내 설계를 의뢰했다.

W사는 설계도만으로 제품 생산이 안되자 지난달 22일 일본인 설계기술부장을 직접 방한토록 해 경기 성남의 C사 공장에서 번인챔버를 분해,제작을 시도하다 경찰에 적발됐다.

현재 번인챔버는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이 뛰어나 지난 95년부터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반도체,미국·중국·대만 업체 등에 900여대를 납품,600억원대의 매출을 올려왔다.

경찰은 “S사가 유망벤처기업으로 떠오르자 설계도면을 몰래 빼내 일본기업으로 유출시켰다는 첩보를 입수,수사에 나섰다.”면서 “조사 결과 일본 W사는 과거부터 알고 지내던 C사 고 사장의 부탁으로 생산을 도와주려 했을 뿐 범죄에 연루된 점은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2004-05-13 4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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