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행당하고…쫓겨나고…부모학대 심각
기자
수정 2004-05-08 15:16
입력 2004-05-08 00:00
●한달 평균 70~80건 접수
네 딸의 어머니인 정모(82)씨는 지난 1월 함께 살던 셋째딸 집에서 쫓겨나 보호소에서 생활한다.지난해 셋째딸과 사위가 “잘 모실 테니 고향땅을 팔아 집을 사달라.”는 말에 선뜻 승낙을 한 것이 화근이었다.술집을 하는 딸이 마음에 걸린 모정에서 시작된 것이지만 재산상속을 놓고 딸들간에 불화까지 일어났다.고통은 셋째딸의 집으로 거처를 옮긴 뒤 시작됐다.사위는 정씨에게 “XX년”이라는 욕을 서슴지 않았고,믿었던 딸마저 가세했다.고함과 폭언에서 신체적 학대로 이어졌다.지난 1월 정씨는 사위와 딸이 뒤집어 씌운 이불 속에서 발길질을 당했다.다른 딸들도 정씨를 외면했다.
●가해자는 아들-며느리-딸의 순
지난해 전국 11개 상담센터 지부에 접수된 3179건(중복 포함) 가운데 노인학대로 분류된 2439건의 절반에 가까운 41.2%인 1004건이 언어·정서적 학대로 드러났다.부양을 거부하거나 굶도록 하는 ‘방임형 학대’는 25.9%인 631건,폭행 등 ‘신체적 학대’는 15.5%인 337건,부모 명의의 재산을 무단 사용하는 ‘경제적 학대’는 11%인 269건이다.학대 가해자는 아들이 41%인 745건으로 가장 많았다.며느리는 29%인 527건,딸은 9%인 158건,배우자는 8%인 145건이다.사위,손자·손녀 등도 들어 있다.
●사회복지적 차원 대책 절실
고령화 사회로 본격 진입을 앞둔 우리 사회에서 노인학대는 증가 추세에 있다.상담센터에 들어온 지난해 건수만 1.5배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남의 가정사에 깊이 관여하지 않으려는 우리 사회의 정서로 볼 때 실제 노인학대는 훨씬 많을 것이라고 추정한다.
때문에 피해자인 노인과 가해자인 자녀들이 가정 내부의 문제로 국한,현상을 유지할 것이 아니라 상담센터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또 가해자인 자녀들이 상담에 적극적으로 응할 때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천안대 노인복지학과 김혜경(45·여) 교수는 “학대받는 노인들의 쉼터와 노인학대를 방지할 수 있는 법안 및 피해 노인과 가해 자녀에 대한 체계적 상담이 이뤄질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유 소장은 “현재 40∼50대는 자녀들에게 의존할 것이 아니라 독립적인 노후 준비를 스스로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안동환기자 sunstory@
2004-05-08 47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