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민이 부르는 ‘사랑의 도레미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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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9-08-27 00:56
입력 2009-08-27 00:00

중랑구 영어뮤지컬 무대 성황

티켓 대신 쌀과 라면을 손에 든 관람객들이 삼삼오오 공연장에 모여들었다. 출입구에 마련된 책상 위에 ‘현물 입장료’를 낸 주민들이 차례차례 로비로 들어섰다. 공연장 안에서는 개막에 앞서 ‘사계’ 등 피아노 선율이 은은하게 들려왔다.

지난 19일 오후 서울 중랑구민회관 대공연장에서 영어뮤지컬 ‘사운드 오브 뮤직’의 마지막 무대가 펼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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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랑구민회관 로비에 구민들이 공연장 입장료 대신에 낸 쌀과 라면 등이 차곡차곡 쌓여 있다(위). 뮤지컬 ‘사운드 오브 뮤직’ 공연에서 구민들로 구성된 배우들이 열연하고 있다.  중랑구 제공
서울 중랑구민회관 로비에 구민들이 공연장 입장료 대신에 낸 쌀과 라면 등이 차곡차곡 쌓여 있다(위). 뮤지컬 ‘사운드 오브 뮤직’ 공연에서 구민들로 구성된 배우들이 열연하고 있다.

중랑구 제공
●3년째 기획 ‘좀도리 운동’ 병행


18·19일 총 4회에 걸쳐 펼쳐진 공연에 2200여명의 관람객이 몰렸다. 입장료 대신 모인 물품은 라면만 1535개, 쌀 11포대(15㎏기준)에 달했다. 중랑구가 추진중인 ‘사랑의 뮤지컬’이 낳은 결과물이다.

구는 서울중랑연극협회와 3년째 이 영어 뮤지컬을 기획하면서 ‘좀도리 운동’도 병행하고 있다. 좀도리 운동은 식량이 부족하던 옛 시절, 끼니마다 한 숟갈씩 절약해 모은 쌀을 어려운 이웃을 위해 나눠주는 이웃돕기 행사다. 2006년 ‘구두쇠 영감 스크루지’를 시작으로 지난해부터 대중적 인기가 높은 ‘사운드 오브 뮤직’을 무대에 올리고 있다. 구가 매년 3000여만원을 지원하는 이 공연은 재밌다는 입소문이 퍼져 예매시작 10~20분이면 매진되는 진기록을 낳고 있다.

문병권 구청장은 “문화공연도 보고, 소외된 이웃도 도울 수 있어 일석이조”라고 말했다.

●올해 배우13명 구민…오디션 선발

특히 이번 공연엔 13명의 배우 전원이 중랑구민으로 구성돼 눈길을 끌었다. 지역 내 초등학생부터 교사, 공무원, 시인 등 주민들이 모든 배역을 맡아 열연했다. 이들은 모두 치열한 오디션을 거친 ‘검증받은 연기자’들이다. 공개 오디션은 지난달 5일 중랑구청 대회의실에서 진행됐다. 이날 시험장에 응시자와 가족 등 130여명이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높은 경쟁률을 거쳐 무대에 선 주민들은 전문 배우 못지않은 진지한 연기를 선보였다.

“도 어~디어 어 피메일 디어~(doe a deer a female deer)”

공연 중 유명한 ‘도레미송’이 흘러나올 때면 객석에서 박수가 터져나왔다. 관객들이 아는 대목을 같이 따라부르기도 했다. 주인공 마리아가 아이들과 노래를 부르며 관객들에게 사탕을 나눠주는 장면에선 환호성이 공연장에 가득 찼다.

●4회 공연에 2200여명의 관객 몰려

입장료 대신 모아진 라면과 쌀은 공연이 끝난 뒤 중랑사회복지협의회에 전달됐다.

사회복지협의회 이순재 회장은 “이웃들이 따뜻한 마음으로 전달한 소중한 쌀과 라면을 뜻깊게 사용하겠다.”면서 “지역 내 어려운 이웃과 소년소녀가장들에게 나눠줄 것”이라고 밝혔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2009-08-27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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