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 부담 덜고 속마음 열고… 영등포의 ‘대나무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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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13-07-10 00:28
입력 2013-07-10 00:00

주민상담소 ‘힐링캠프’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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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영등포에 사는 30대 주부 A씨는 남편과의 불화 때문에 이혼까지 고려할 만큼 마음고생을 심하게 겪었다. 누군가와 대화하고 싶었으나 딱히 고민을 털어놓을 곳도 없었다. 마침 지역 소식지를 통해 힐링 캠프 상담실을 알게 됐다. 그는 주기적으로 상담실을 방문, 자신이 처한 상황을 객관적으로 되돌아보며 마음을 추스르게 됐다. 생활의 활력을 찾은 것은 물론이다. 이제 A씨는 정신적으로 힘들어 하는 지인을 보면 힐링 캠프를 찾아가라고 권유한다.

영등포구가 현대인, 도시인들의 지친 마음을 달래주기 위해 마련한 힐링 캠프 상담실이 인기를 끌고 있다. 9일 영등포구에 따르면 지난 5월 초 보건소 청사 5층에 정신적 스트레스로 전문가 상담을 받아보고 싶지만 병원 정신과를 찾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는 사람들을 위해 캠프를 마련했다. 사무실 하나에 상담실 2개, 임상심리 전문가와 정신보건 사회복지사 각 1명으로 꾸려진 캠프는 이미 200건 이상을 상담했다. 정기적으로 상담받는 경우도 50명가량 된다.

힐링 캠프에 방문하면 불안, 강박, 대인 기피 등 심리 문제부터 인터넷 중독, 학교 부적응 등 청소년 문제, 이혼 및 자녀와의 갈등 등 가족 문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고민을 털어놓고 상담받을 수 있다. 만약 정신질환 수준으로 판단될 경우 전문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보건소 내 정신보건센터 등으로 연결해 준다. 매주 수요일에는 사무실을 벗어나 지역 곳곳을 찾아가 이동 상담을 하거나 정신건강 교육을 실시한다. 평일 오전 9시~오후 6시 운영한다. 상담을 원할 경우 전화 예약을 해야 한다.

전성규 임상심리 전문가는 “요즘 정신적인 고통을 겪는 사람이 한층 많아지고 있는데, 이에 적극 대응하지 않으면 충동 범죄나 자살이 급증하는 등 사회병리학적 현상을 심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2013-07-10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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