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녘 방이동 골목길 청소… 3년 전 초심 잃지 않겠다 다짐”
수정 2013-07-02 00:20
입력 2013-07-02 00:00
박춘희 송파구청장, 화려한 기념식보다 소박한 민심행정
1일 새벽 5시 30분. 박춘희 송파구청장이 방이동 골목길에 나타났다. 예의를 갖춘 단정한 정장 차림이 아니라 형광색 작업복에 장갑, 안전모까지 갖춘 모습이다. 주변에 있는 사람들도 구청 간부들이 아닌 환경미화원이었다.
송파구 제공
취임 3주년을 맞아 박 구청장은 이들과 함께 청소를 시작했다. 방이2동 주민센터에서 방이먹자골목까지 700m 구간이었다. 길이로 따지자면 초라할 수 있다. 그러나 청소는 만만치 않다. 음식점과 술집이 몰린 곳이라 작업량이 많아서다.
박 구청장은 1시간 정도 미화원들과 함께 열심히 일했다. 청소가 끝난 뒤에는 1시간 동안 콩나물국밥을 먹으면서 미화원들의 애로 사항을 들었다. 예전 취임 기념식 때도 그랬다. 별다른 기념식을 치르기보다는 경로당이나 복지관을 찾거나 장애인재활작업장에서 봉사활동을 했다. 이날은 길거리 청소로 3주년 기념식을 치른 셈이다. 박 구청장은 “지난 3년을 되돌아보며 평소 뵙기 어려운 분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또 초심을 잃지 말자는 결심을 다독이기 위해 거창한 행사를 하기보다는 스스로 거리에 나왔다”면서 “이분들과 땀 흘렸더니 남은 기간 더 열심히 뛸 힘을 얻게 됐다”고 말했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2013-07-02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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