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상담가 별명 얻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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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10-01-30 00:44
입력 2010-01-30 00:00

환경부 진선수씨 노모 간병 소문나 문의 쇄도

“암에 걸린 노인에게는 병명을 숨기는 게 치료에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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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선수(52) 환경부 장관정책보좌관에겐 요즘 ‘노인 암 상담가’란 별명을 붙었다. 업무와 동떨어진 별명에 난감해하면서도 싫지 않은 표정이다. 별명을 얻게 된 것은 함께 사는 어머니 때문이다.

진 보좌관의 어머니는 2007년 말 대장암 말기 판정을 받았다. 병원 측은 6개월밖에 못 산다는 진단과 함께 수술을 권했지만 그가 나서 단호히 거부했다. 5남4녀 중 여섯째인 진 보좌관은 당시 가족회의에서 반대에 부딪히자 본인이 어머니를 모시겠다고 우겨서 자신의 생각을 관철시켰다.

그는 “모친의 연세가 86세인데 당시 수술을 했더라면 벌써 돌아가셨을 것”이라며 “어머니는 지금도 암에 걸렸다는 사실조차 모른다.”고 말했다.

노인 암 상담가란 별명은 그의 고향에서 표창을 받은 뒤에 붙여졌다. 전남 고흥군은 오랫동안 병구완을 하는 등 극진한 효심과 고향발전을 위해 노력한 공로로 지난해 그에게 표창장을 수여했다. 수상 소식이 알려지면서 상담전화가 부쩍 늘었다.

그는 “의사도 아닌데 무슨 결정을 내릴 수 있겠느냐.”면서 “다만 연세가 많은 경우면 될 수 있는 한 수술을 만류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면역력이 떨어지는 노인들에게 자칫 더 큰 고통을 안겨줄 수 있기 때문이란다. 상담소를 차려 보라는 말에 병원에서 항의전화가 올지도 모른다며 손사래를 쳤다.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2010-01-30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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