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권력구조 뺀 ‘단계적 개헌’ 검토…총선때 2차 개헌 가능성
강경민 기자
수정 2018-04-08 11:42
입력 2018-04-08 11:42
靑관계자 “이번에 합의 못한 부분은 다음 총선 때 추가개헌 할 수 있어”“여야 입장차 크다면 권력구조 빼고 합의되는 부분만 해도 될 것”지방선거 동시개헌 의지 내비치고 ‘단계적 개헌’으로 개헌 동력 유지 구상‘협상 당사자’ 민주당 운신의 폭 넓어질 듯…개헌 논의 속도낼지 주목
특히, 대통령 개헌안의 골간인 ‘대통령 4년 연임제’와 여야가 가장 첨예하게 대립하는 쟁점인 ‘총리임명 방식’도 여야 합의가 이뤄지지 못할 경우 이번 개헌 때는 빼고 갈 수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6·13 지방선거라는 절호의 기회를 놓치면 다시 개헌 동력을 찾기 어려운 만큼 우선 여야 합의가 가능한 쟁점만이라도 포함해 지방선거 때 1차 개헌을 성사시키겠다는 의지를 내비치는 한편, 추후 개헌 논의를 지속할 수 있는 동력을 이어가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8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이번 개헌 논의 때 권력구조에 대한 합의를 보지 못한다면 국회가 더 논의해서 2단계로 다음에 또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를테면, 이번에 합의가 미진했던 부분들은 다음 총선을 겨냥해서 추가개헌을 하자고 할 수 있을 것”이라며 2차 개헌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는 국회에서 합의를 본 사안만으로 1차 개헌을 하고, 추후 2차 개헌을 하는 ‘단계적 개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2차 개헌의 구체적인 시기로 ‘2020년 총선’을 언급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또 6·13 지방선거 때 개헌 국민투표를 성사시키기 위해서라면 대통령 개헌안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대통령 4년 연임제’를 포함한 권력구조 개편과 관련한 내용을 개헌안에서 삭제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권력구조를 놓고 여야 간 입장차가 크다면, 권력구조는 다 빼고 합의되는 것만 해서 가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권력구조와 관련해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이 주장하는 ‘분권형 대통령제’와 ‘국무총리 국회 선출제’ 등과 절충안을 마련하는 데 대해서는 “절충안으로 합의될 수 있다면 하겠지만, 합의가 안 되면 빼고 가도 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또 새 기본권 도입과 지방분권 강화와 관련한 조항 중에서도 여야 합의가 안 되는 것은 빼고, 합의 가능한 것만 개헌안에 포함하겠다는 것이 청와대 기류다.
청와대 관계자는 “기본권이나 지방분권에서도 대통령 개헌안에 대해 견해차가 큰 부분은 뺄 수 있다”며 “예를 들어 생명권을 헌법에 반영하는 게 사형제 폐지와 직결된다고 야당에서 반대하면 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청와대가 기본권과 지방분권은 물론, 대통령 개헌안의 핵심 요소라고 할 수 있는 권력구조 개편과 관련해서도 여야가 합의를 보지 못하면 개헌안에서 빼겠다는 입장을 보이는 것은 여야 합의의 걸림돌을 제거함으로써 6·13 지방선거와 동시에 개헌 국민투표를 하겠다는 약속을 지키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는 문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기도 하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개헌안을 발의하면서 “지난 대선 때 모든 후보가 지방선거 때 동시투표 개헌을 약속했다”며 “모든 것을 합의할 수 없다면, 합의할 수 있는 것만이라도 헌법을 개정해 국민과의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처럼 청와대가 야당과 합의하기 어려운 쟁점은 피해갈 수 있다는 태도를 보이면서 국회에서의 개헌 협상의 당사자라고 할 수 있는 더불어민주당도 어느 정도 운신의 폭을 넓힐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따라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여야의 개헌 논의가 이번 주부터 속도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문 대통령의 개헌 촉구를 위한 국회연설 시기는 다음 주(15∼21일) 정도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국회연설과 관련해 “국회가 개헌 논의를 하겠다고 하니 조금 지켜보는 중”이라며 “23일까지 국민투표법을 개정해야 하는 만큼 그 전 주 정도에 국회연설 시기가 나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음 주 정도에 어느 정도라도 여야 간 합의가 이뤄진다면, 문 대통령은 그것만이라도 개헌하자는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이라며 “국회 논의사항을 보면서 시점이나 내용을 조율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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