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상강화’ 시진핑 2기, 사드갈등 한중관계 향배 주목
수정 2017-10-25 13:17
입력 2017-10-25 13:17
“한중관계 새로 정립 시도 가능성” vs “미중 갈등속 압력 강해질수도”
외교가는 집권 2기를 출범하면서 시 주석이 ‘시진핑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을 당헌에 삽입하며 중국 공산당 역사에서 마오쩌둥(毛澤東) 전 주석과 대등한 위치를 도모한 점과 함께, 신(新) 중국 건국 100주년인 2049년까지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을 만들겠다고 선포한 점에 주목하고 있다.
시 주석은 지난 18일 당 대회 업무보고에서 2049년까지의 중국 국가발전 목표를 5년전 18차 당대회 때 나온 ‘사회주의 현대화 건설’에서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으로 사실상 상향했다. 또 “냉전과 강권 정치를 버릴 것”이라고 말했지만 “그 어떤 나라도 중국이 자신의 이익에 손해를 끼치는 쓴 열매를 삼킬 것이라는 헛된 꿈을 버려야 한다”고 선언했다.
이는 시 주석이 강고해진 국내 권력 기반 속에 적극적인 대외정책을 펼치며 미국과 보다 대등한 관계를 추구해 나갈 것임을 예고한 것이라는 게 다수 국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 때문에 중국이 당 대회 후 일시적으로 대외정책에서 유연성을 보일 수는 있지만 동북아 패권을 둘러싼 미중경쟁 구도는 더 치열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성균관대 이희옥 교수(중국연구소장)는 25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기본적으로는 시진핑의 원대한 구상이 보이고, 시진핑의 리더십이 과거에 비해서 훨씬 더 체계화, 안정화, 세력화하는 과정에 있는 것 같다”며 “대외정책에서는 중국이 여태까지 100년간 쌓아온 제도, 담론 등을 가지고 국제사회에서 제도 경쟁과 담론 경쟁, 더 나아가 체제 경쟁을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정재흥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은 “시 주석이 이번 당 대회에서 가장 강조한 것은 역시 ‘중국몽’(중국의 꿈)과 ‘중화민족 부흥’의 실현이었고, 중국 군부는 2050년까지 일류 군대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며 “역내에서 미중갈등은 좀 더 고조될 수밖에 없는 흐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립외교원 김한권 교수는 “당 대회를 통해 시 주석은 리더십을 강화했고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을 만들겠다는 강한 모습을 보인 만큼 중국의 국익과 어긋나는 부분에 대해서 강경한 모습으로 나올 수 있어서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집권 2기를 맞아 한층 탄력을 받을 시 주석의 ‘강대국 외교’ 드라이브가 북핵과 사드 문제, 또 그에 결부된 한중관계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에 대해 전문가들의 예상은 엇갈렸다.
우선 당 대회를 앞둔 지난 13일 한중간 통화스와프 만기 연장이 성사되고, 당대회 폐막일인 24일 2년 만의 한중 국방장관 회담이 열리는 등 경제와 국방 분야에서 잇따라 관계 호전의 신호가 나왔던 점으로 미뤄 당 대회 이후 중국이 한중관계를 개선하는 방향으로 움직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중관계 악화 속에 한국이 한미일 3국 공조 체제 속으로 점점 더 깊이 들어가는 양상에 대해 중국도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는 분석도 존재한다.
이희옥 교수는 “당 대회가 끝난 상황에서 한중관계를 현 상태대로 두는 것은 중국으로서도 부담이 클 것”이라며 “한중관계도 절충점을 찾아서 새롭게 정립하려는 시도가 나타날 수 있다”고 점쳤다.
아주대 김흥규 교수는 “시진핑이 던진 메시지는 중장기적으로는 미국과 경쟁하면서 세계적 강대국으로 부상하겠다는 것이고, 단기적으로는 여전히 중국은 ‘아직 발전중인 강대국’이기에 미국과의 협력을 통해 미중관계를 관리하겠다는 생각”이라며 “한국도 이런 상황을 잘 활용해 북핵 문제 등에서 중국과의 공조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미중 전략경쟁이라는 동북아 정세의 큰 구도가 더 강화할 것이기에 우리의 전략적 딜레마는 더 커질 것이며, 한중관계 개선도 낙관하긴 어렵다는 신중론도 있다.
정재흥 연구위원은 “미중 경쟁이 치열해지면 미국은 내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아시아 방문을 계기로 한일과의 동맹을 더욱 강화할 것이고, 대북정책에서도 한미일 공조를 통한 대북압박을 고조시키려 할 것이나 중국은 기존 주장인 ‘쌍중단’(북한은 탄도미사일 발사를, 한미는 합동군사훈련을 각각 중단하는 것) 등을 강화하며 한반도 전쟁위기 고조에 반대할 것”이라며 “이런 미중간 갈등 구조 속에 한국에 가해지는 압박은 더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또 김한권 교수는 “(당대회가 끝남으로써) 시 주석이 국내정치적으로 가진 부담은 상당히 덜었지만 국내정치적 짐을 덜어낸 것이 한중관계에서 유연하게 나온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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