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대단히 중요한 순방”…丁의장 사드 발언 우려
수정 2016-09-02 11:12
입력 2016-09-02 11:12
공식대응 자제 속 “하필이면 러ㆍ중 순방외교 앞두고…”정진석 “시진핑이 왜 강행하냐 물으면 뭐라 대답하나”
박근혜 대통령이 이날 출국해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와 북핵 대응을 주제로 주변 강대국과 숨 가쁜 순방외교를 펼치기 직전 정 의장의 사드 비판 발언이 나왔기 때문이다.
특히 국가 의전서열 2위이자 삼부요인 중 한 명인 정 의장이 사드 한반도 배치에 제동을 거는 듯한 언급을 한 것은 중국과 러시아 등에 ‘한국 내에서조차 갈등이 심각한 사안’이라는 신호를 줄 수 있다는 점을 들어 우려를 표했다.
다만 정 의장의 발언을 계기로 여야가 정기국회 초반부터 대치국면에 접어든데다 입법부 수장 발언을 청와대가 어떤 식으로든 평가하면 3권 분립 취지에 어긋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최대한 신중하게 이 문제를 다루는 모습이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이 이날 오전 춘추관에서 정 의장 발언에 대한 청와대 입장을 묻는 기자들에게 “특별히 말씀드리지 않겠다”고 답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다만, 청와대 내에선 박 대통령이 사드 배치 결정 후 처음으로 한중ㆍ한러 정상회담을 갖고 ‘사드 외교’에 나서는 만큼 정 의장의 발언은 정상외교에 부담을 안겨줬다는 얘기들이 나왔다.
만약 정상회담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박 대통령에게 ‘한국 국회의장이 반대하는 사드 배치를 왜 하려고 하느냐’고 문제를 제기하면 박 대통령 대응이 꼬일 수 있다는 것이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박 대통령의 정상외교를 위한 출국을 앞두고 하필이면 이런 발언이 나와서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나 청와대는 정 의장 발언에 직접적인 메시지를 내기보다는 사드와 북핵 문제를 놓고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정상회담 조율중) 등을 상대로 펼쳐지는 이번 순방외교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정 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이번 순방은 아시다시피 현재 엄중한 경제·안보 상황에서 주요 관련국과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국제공조를 재확인하는, 아주 대단히 중요한 순방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유념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도 이날 정 의장 발언에 대해 “국익을 해치는 망언”이라면서 “시 주석이 ‘당신네 나라 서열 2위인 국회의장도 사드 배치를 반대하는데 왜 강행하려 하나’라고 물으면 박 대통령이 무슨 대답을 할 수 있겠나”라고 말했다.
정 의장은 전날 정기국회 개회사에서 “사드 배치와 관련한 정부의 태도는 우리 주도의 북핵 대응 측면에서 동의하기 어렵다”며 “사드 배치의 불가피성을 떠나 우리 내부에서 소통이 전혀 없었고, 그 결과로 국론은 분열되고 국민은 혼란스러워한다”고 발언해 여당의 반발을 불러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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