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리더십 해부] 한나라당 정몽준대표 VS 민주당 정세균대표
수정 2009-10-02 12:00
입력 2009-10-02 12:00
■한나라당 정몽준대표
“당 대표실 안에 ‘회장님 비서실’이 있다.”
한나라당 정몽준 대표의 리더십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말이다.
정 대표도 이같은 약점을 의식한 듯 취임 초부터 ‘섬기는 리더십’을 표방하고 있다. 재래시장과 복지시설 등을 찾아다니며 친(親) 서민 행보에 주력하는 것도, 몸에 밴 ‘회장님’ 이미지를 희석시키려는 의도로 보인다. 정 대표는 소속 의원이나 당직자들과 폭탄주를 즐겨 마신다. 너댓 잔은 기본이다. 스킨십을 위해서다. ‘정씨 의원 모임’에서 정 대표를 만난 한 의원은 1일 “잘 추지 못하는 춤이었지만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알맹이 있는 메시지는 없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메시지 관리의 문제이기도 하다. 한 당직자는 “박희태 전 대표는 정치적 의미가 있는 메시지를 내놨지만, 정 대표는 모든 것에 일일이 간섭하다 보니 메시지 관리가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다 보니 계파 갈등이나 세종시 문제 등 현안에 대해 정 대표의 소신이 드러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내 초선모임인 민본21 소속 한 의원은 “정치인은 메시지가 생명인데 정 대표는 메시지가 없다.”면서 “측근 의원에게 얘기했더니 ‘정 대표 연설 잘한다.’는 말만 하더라.”고 꼬집었다.
대통령리더십연구소 최진 소장은 “정 대표는 진두지휘하기보다 큰 흐름을 만들기 위해 물밑에서 노력하고, 상황이 무르익으면 거기에 편승해 뒤따라가는 신중한 전략가형”이라면서 “당의 강력한 구심점이 되어 대권주자로 거듭나려면 대세지향형보다 대세주도형의 승부사적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이를 위해 리더로서의 메시지가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주현진 김지훈 기자 jhj@seoul.co.kr
■민주당 정세균대표
“대표를 둘러싼 매파들이 소통을 막고 있다.” vs “당권에 눈이 먼 험담에 불과하다.”
요즘 민주당에선 정세균 대표의 리더십이 최대 화두다.
비주류인 한 중진 의원은 1일 “장외투쟁, 단식, 총사직 등 벌여놓은 건 많은데 뭐 하나 건진 게 없다.”고 푸념했다. 다른 의원은 “정 대표 주변에 전술가만 있지, 전략가가 없다.”고 꼬집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에 따른 장외투쟁, 미디어법 저지를 위한 정 대표의 단식과 소속 의원들의 총사직 결의 등 대여(對與) 투쟁강도는 극한으로 끌어올렸지만, 소득 없는 공염불이 됐다는 허탈감이 묻어난다. 특히 범여권의 중도·실용, 친(親)서민 정책으로 빼앗긴 정국 주도권을 되찾기 위해선 투쟁 일변도로 갈 게 아니라, 대안 제시와 가시적인 성과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정 대표의 한 측근은 “소수 야당의 한계를 정 대표 책임으로 돌릴 순 없다.”고 반박했다.
정 대표의 리더십을 둘러싼 갑론을박은 민주개혁 진영의 대통합 작업이 추진되면서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계파간 이해관계에 따라 대통합 대상이 엇갈린다.
지난달 3일 의원 워크숍에서 정 대표의 대통합론이 집중 포격을 맞은 것도 이 때문이다. 정 대표가 친노그룹을 통합 우선 순위에 올려 놓은 게 도마에 올랐다. 무소속 정동영 의원과 옛 민주계 인사들은 배제됐다는 불만이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한 중진 의원은 “정 대표 고유의 합리적 리더십에 더해 리더십 자체에 일관된 원칙이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여 관계, 당내 계파 갈등·공천·대통합 등 각종 현안을 풀어가는 과정에서 우선 원칙을 세우고, 돌파력을 발휘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치컨설팅업체 포스 커뮤니케이션 이경헌 대표는 “정 대표로선 현안은 현안대로, 근원적인 문제는 근원적인 문제대로 치유하려는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홍성규 허백윤기자 cool@seoul.co.kr
2009-10-02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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