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DA해결’에 北 침묵하는 까닭은
14일로 예정된 6자회담 ‘2·13합의’ 초기조치 이행시한까지 북한이 BDA로부터 돈을 찾아가지 않으면 초기조치 이행은 물론 전체 비핵화 일정의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외교가에서는 북한의 침묵과 관련, 미국이 제시한 BDA 해법을 북한이 아직 받아들이지 않았을 가능성과 함께, 특유의 시간끌기 협상전략 등을 거론한다.
지난 10일 미국과 마카오 당국은 “BDA 동결자금을 계좌주인들에게 모두 풀었다.”며 BDA 문제가 해결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방법은 북측이 주장해온 ‘중국은행(BOC) 북한계좌로의 일괄 송금’이 아니다. 때문에 북측이 과연 이 방법을 수용해 BDA 문제가 해결됐다고 생각할 것인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 외교소식통은 “미국은 BOC로의 송금이 불가능해 계좌를 풀고 계좌 주인들이 개별적으로 돈을 찾아가라는 방법을 마지막으로 던졌지만 북측이 이 방법을 받아들이겠다는 반응은 없다.”며 “계좌주들의 개별 인출 및 계좌이체도 신원 확인에 본인 또는 대리인이 직접 방문해야 해 북측이 꺼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른 소식통은 “BOC로의 송금이 이뤄지지 않은 것도 계좌주들이 이체신청서를 내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미측과 마카오 당국의 마지막 제안 역시 인출이나 송금 신청서를 내야 해 북측이 즉각 반응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계좌주들이 아직까지 신청서를 제출하고 돈을 찾거나 송금하지 않고 있는 이유로, 김정일이나 김정남·김정철 등 통치 및 후계구도와 관련된 내용이 공개될 수도 있어 이를 꺼리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게다가 기술적으로 계좌주들이 돈을 직접 인출하는 것은 어렵지 않으나 돈을 다른 은행으로 보내는 것은 ‘돈세탁 우려 은행’으로 지정된 BDA의 신용도에 따라 여전히 다른 은행에서 받아들이지 않을 수 있어 제대로 이뤄질 수 없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북측이 비핵화 이행에 따른 상응조치를 고려한다면, 향후 협상을 유리하게 끌고 가기 위한 벼랑끝 시간끌기 전술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와 관련, 조선신보는 이날 “미국의 분주한 외교적 행보는 2·13합의에 명시된 초기조치 이행 시한에 쫓기는 인상을 줬다.”며 “BDA 문제에 묶인 초기조치 이행과 관련한 조선(북한)측의 긍정적인 호응을 어떻게든 받아내야 한다는 초조감이 역력히 보였고, 이같은 미국의 처지는 자업자득”이라고 평가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