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프 코리아 2010-아이 낳고 싶은 나라]<2부> 농촌에 아이 울음소리를
수정 2010-04-22 00:30
입력 2010-04-22 00:00
경북 칠곡, 일자리로 ‘젊은 농촌’ 만들어 출생률 급증
경북 칠곡군은 젊은 도시다. 지역민 12만여명의 평균연령이 35.3세로 전국 군 단위 지방자치단체 중 가장 낮다. 같은 경북도 내 군위군(49.1세)과는 평균연령이 14세나 차이 난다. 칠곡에는 가임기 부부들이 많다. 전국에 드리운 ‘저출산의 그늘’을 피할 수 있었던 이유다. 이 지역의 조출생률(인구 1000명당 출생률)은 2008년 기준 13.8명이다. 전국 시·군·구 중 최상위권이다.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는 자녀 수) 또한 1.6명으로 전국 평균(1.2명)을 크게 웃돈다. 경북 남서부의 작은 지자체가 균형 잡힌 인구분포를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칠곡은 일자리에서 답을 찾았다.
전남 강진군 내 임신부들이 군 보건소에서 태교를 위한 요가수업을 받고 있다. 강진에서는 이외에도 임신부를 위한 음악 콘서트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강진군 제공
공단 조성으로 칠곡의 청년들은 일자리를 얻기 위해 고향을 등질 필요가 없게 됐다. 오히려 인근 지역의 젊은 구직자들의 유입이 눈에 띄게 늘었다. 90년 7만 8000여명이던 이 지역 인구는 올해 초 12만여명으로 증가했다. 안정된 일자리를 얻은 가임기 여성의 출산은 더욱 활발해졌다. 칠곡의 사망자 대비 출생아 비율은 2.6배(2008년 기준)로 경북에서 구미시(3.8배)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꾸준한 인구 증가 덕에 칠곡은 현재 시 승격까지 바라보게 됐다.
칠곡군 관계자는 “정부와 민간의 공조로 일자리를 만드니 젊은 층이 늘어났고 노동력이 풍부해지니 더 많은 기업이 군내 입주를 희망하는 선순환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교육 등에서 이뤄지고 있는 창의적 노력도 젊은 부모와 학생들을 칠곡에 머물게 하는 이유다. 이 지역 13개 초·중·고교들은 최근 교육협력망을 구축, 방과후 학교를 함께 운영하기로 했다. 국내 첫 시도로 공교육을 내실화해 학부모의 사교육 부담을 덜어 주겠다는 취지다. 칠곡군 교육청 관계자는 “칠곡은 2004년 교육과학기술부 평생학습도시로 지정된 뒤 교육에 집중투자했고 21개 초등학교와 공립 유치원이 있을 만큼 사회적 기반도 탄탄히 갖춰져 있다.”고 말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2010-04-22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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