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부패 청정지대를 가다] (상)세계제일 청백리국가 핀란드
수정 2009-09-21 00:48
입력 2009-09-21 00:00
자전거 찾아주고 사례비 2유로 받은 경찰
반부패기획취재단
핀란드 법무부에서 만난 마티 요웃센(Matti Joutsen) 국제협력과장은 “최근 발생한 공무원 부정부패 사건을 알려달라.”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이 경찰관은 결국 법원에서 유죄판결을 받고 500유로(약 90만원)의 벌금을 물었다고 한다. 핀란드가 왜 국제투명성기구(TI)로부터 매년 ‘가장 깨끗한 나라’로 인정받는지 잘 보여주는 사례다.
핀란드는 어떻게 세계 제일의 ‘청백리 국가’가 될 수 있었을까. 요웃센 과장은 “부정부패를 막을 수 있는 몇 가지 제도와 장치가 톱니바퀴처럼 잘 맞물려 돌아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핀란드가 공직사회 부패를 막을 수 있었던 첫 번째 비결은 ‘완벽한 정보공개’ 덕분이다. 핀란드는 헌법(제12조)을 통해 정부의 모든 정보를 국민에게 공개하도록 하고 있다. 정책결정에서 집행까지 모든 과정이 문서화돼 각 기관의 홈페이지에 공개된다. 핀란드 공무원들은 ‘투명한 유리병’ 안에 있는 것과 마찬가지인 셈이다.
공개할 수 없는 정보도 있지만 법에 비공개 대상 범위를 매우 구체적으로 열거해 놓았다. 정보활동공개법은 비공개 정보를 총 32가지로 명시해 놓았으며, 이 범위에 해당하지 않으면 어떤 정보든 공개해야 한다. 우리나라처럼 정보 공개 여부를 각 기관에 맡기고, 추상적으로만 비공개 대상 범위를 나열하는 것과 비교되는 모습이다.
공무원들에게 철저한 원칙을 강요하는 풍토도 ‘제1의 청정국가’로 만든 비결이다. 예를 들어 핀란드 국민이 공무원에게 어떤 제도나 정책결정 과정에 대해 물으면, 공무원은 시간이 얼마가 걸리든 민원인이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야 한다. 이는 유럽에서도 핀란드와 북유럽에서만 볼 수 있는 모습이다.
요웃센 과장은 “미국에서는 경찰이 시민에게 어떤 일을 못하게 할 때 ‘법에 명시돼 있기 때문’이라고 하면 그만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선 시민들이 왜 행동에 제약을 받는지 모든 과정을 설명해야 한다. 그것이 우리 공무원의 의무다.”라고 설명했다.
핀란드의 높은 교육수준도 부패를 막는 중요한 거름망 역할을 한다. 한때 우리나라에서도 ‘핀란드 교육 따라잡기’ 붐이 일었을 정도로, 핀란드의 공교육은 세계 최고의 시스템을 자랑한다. 덕분에 국민은 지적능력이 매우 높고, 자칫 어렵게 보일 수 있는 행정 정보도 쉽게 이해하고 접근한다.
여기에 철저한 고발정신이 더해진다. 핀란드 국민은 이웃이 갑자기 비싼 차를 사면 당장 세무당국에 신고한다. 어디서 돈이 났는지 확인해보라는 것. 이런 모습은 공직을 감시하는 데 매우 효과적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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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원:한국언론재단, 국민권익위원회
2009-09-21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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