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 바이러스 2009] 광주 일곡새마을부녀회 ‘사랑의 장터’
수정 2009-03-24 00:50
입력 2009-03-24 00:00
헌 교복 팔아 장학금… 노인정 선물도
광주 북구 제공
부녀회는 이를 통해 47만원의 수익금을 냈다. 그냥 두면 버릴 수밖에 없는 교복이 재활용되는 셈이다. 부녀회는 수익금 전액을 ‘북구 장학회’에 기부했다.
회원들은 학년이 바뀌는 철이면 으레 주변의 아파트단지를 돌며 헌 교복 모으기 행사를 편다. 단지별로 박스에 수거된 교복은 회원들의 세탁과 수선 등을 거쳐 새 교복으로 바뀐다.
이영순(62) 부녀회장은 “교복값이 크게 오른 3년 전부터 이 행사를 열고 있다.”며 “서민들이 자녀들의 교복을 싼값에 구입할 수 있고, 자원 재활용이 가능해 일석이조”라고 말했다.
부녀회의 나눔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혹한·혹서기의 한두 달을 제외하고 매월 첫째 토요일 마을공원 등지에서 ‘아나바다 장터’를 운영한다.
이번 달은 지난 7일 골곡주민자치센터 건너편 근린공원에서 열렸다.
부녀회는 초등학생 등이 내놓은 학용품, 책, 장난감을 100~500원을 받고 판다. 최근엔 이 장터를 통해 모은 기금을 인근 일곡·일동·서일·일신초등학교 등에 장학기금으로 보탰다.
설과 추석 등 명절을 전후해서는 주민자치센터 주차장 등지에서 농산물직거래 장터도 연다. 친환경적으로 재배된 양파, 배추, 시금치 등 농산물을 산지에서 직접 떼다가 적은 이윤만 남기고 주민들에게 판다. 회원들은 직거래 장터에서 얻은 수익금을 관내 23개 노인정에 보내는 선물값으로 사용한다.
회원들은 새해 초에 이들 노인정을 돌며 라면, 과일, 음료수 등을 전달한다. 마을 어른들께 새해 인사를 겸한 자원봉사 활동의 하나이다. 부녀회는 지난해 도심 외곽 150㎡ 규모의 땅을 빌렸다. 무와 배추를 심어 김장을 담그기 위해서다. 지난 김장철에는 무를 수확해 관내 홀로 사는 노인과 소년소녀 가장들에게 무김치를 선사했다.
부녀회원 이모(54)씨는 “다른 사람을 돕는다는 생각에 큰 보람을 느낀다.”며 “힘이 닿는 데까지 나눔과 봉사활동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2009-03-24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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