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간판 2008] ‘크기’보다 ‘디자인’ 경쟁 연착륙
장세훈 기자
수정 2008-08-04 00:00
입력 2008-08-04 00:00
인천경제자유구역 전체는 ‘옥외광고물 특정구역’으로 지정돼 있으며, 간판면적총량제의 적용도 받는다. 두 제도 모두 인천경제자유구역에 대한 개발이 본격화한 2004년 전국 최초로 도입한 것이다. 지금은 그 효과를 인정받아 다른 지역으로 확대됐다.
●업소 면적, 건물 위치 등으로 간판 크기 결정
이중 간판면적총량제는 건물별로 간판이 차지하는 총면적만 규제하며, 주어진 범위 내에서 간판 수나 크기 등을 업소에서 자율 결정한다. 즉 건축미를 살리고 간판의 디자인 경쟁을 촉진하기 위해 간판 규제에 대한 패러다임을 기존 ‘업소별 수량’에서 ‘건물별 면적’으로 전환한 것이다.
예컨대 송도신도시내 상업지역에서 건물 앞 도로 폭이 12∼40m인 경우 330㎡ 크기의 업소는 최대 17㎡,66㎡ 규모의 업소는 최대 10㎡의 간판을 달 수 있다. 또 주거지역에서는 이보다 엄격한 잣대를 적용, 동일한 기준일 때 설치할 수 있는 간판 면적은 각각 14㎡,7㎡에 불과하다.
기존 옥외광고물관리법은 업소별로 간판 수나 크기, 종류를 일일이 제한했다. 지역 특성을 고려하지 못하는 ‘획일적 잣대’이자, 불법 간판을 부추기는 원인 중 하나라는 지적을 받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인천경제자유구역에서는 업소 면적이나 건물 위치 등이 간판 크기를 결정하는 주요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간판 수량·크기·종류,‘세 마리 토끼’를 잡다
간판면적총량제 적용으로 송도신도시 안에서는 2층 이상의 경우 건물 벽면을 뒤덮는 판류형 간판을 쓸 수 없고, 글자를 새겨넣는 입체형 간판만 허용했다. 또 공간의 질을 떨어뜨리는 현수막·애드벌룬·벽보·전단지 등의 광고물도 원천 금지됐다. 건물 앞쪽으로 튀어나온 돌출형 간판도 최소화했다.
간판면적총량제가 규제 일변도의 정책은 아니다. 옥외광고물관리법에서는 4층 이상에서 가로 간판에 대한 설치를 제한하고 있지만, 이를 과감하게 허용했다. 가로 간판을 설치할 수 없는 탓에 창문에 원색을 이용한 광고 문구를 덕지덕지 붙이는 폐해를 막아 보자는 취지에서다. 때문에 창문이용 간판은 3층 이하로 제한하고,4층 이상에서는 아예 금지시켰다. 창문이용 간판의 크기도 창문 면적의 최대 20%를 넘지 않도록 제한했다.
추한석 인천경제자유구역청 도시디자인과장은 “합법·불법 간판으로 도배돼 여백을 찾기 어려웠던 건물 벽면이 간판면적총량제 도입으로 10∼20%만 간판이 차지하고 있다.”면서 “간판을 설치할 수 있는 허용 면적이 넓지 않다보니, 수량 제한 등을 완화했음에도 업소당 평균 간판 수는 1∼2개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추 과장은 “업소별로 간판 크기 등 ‘양’을 제한하자, 간판 디자인 등 ‘질’에 대한 경쟁으로 이어지는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업주의 의식전환, 대기업의 적극참여가 남은 과제
간판면적총량제 도입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다. 글자만으로 이뤄진 입체형 간판이 주류를 이루자, 글자 자체의 크기를 키우는 현상이 빚어진 것. 또 통일된 디자인의 판류형 간판을 주로 활용하는 대기업 체인점이나, 은행지점 등 전국 망을 갖춘 업체들의 ‘고집’을 꺾는 것도 쉽지 않은 실정이다.
박수옥 인천경제자유구역청 디자인관리팀장은 “법으로 규제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면서 “제도적 장치를 활용하는 것은 물론 간판 개선이 하나의 의식전환 운동이자, 문화로 정착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 사진 송도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2008-08-04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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