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자-재기의 두얼굴] ‘지정변호사제’ 제안 정준영 판사
안동환 기자
수정 2005-11-18 00:00
입력 2005-11-18 00:00
정 판사는 파산을 적극적인 개념의 ‘사회안전망’이자 ‘브리딩 스페이스’(Breathing Space·숨을 돌릴 수 있는 공간)라고 평가한다.
그러나 ‘파산 제도가 원리대로 작동만 잘 된다면’이라는 전제조건이 면책 이후 충족되지 못하고 있다고 우려한다.
정 판사는 “취업을 하고 싶어도 신원보증이 안 되고 최소한의 생계자금 대출과 금융거래도 차단된다면 개개인이 기술과 능력을 발휘해 어떻게 장래 소득을 만들 수 있겠는가.”라면서 “사회·경제적 복귀의 진입 장벽이 높고 차별로 인해 재기에 실패하면 결국 기초생활수급자로 전락해 국가 예산을 지원하는 악순환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풀이했다.
그는 5년 전에 비해 100배 가까이 파산 신청이 늘었지만 아직 걸음마 수준으로 남용을 걱정할 단계는 아니라는 인식을 보였다.
정 판사는 “파산 남용이나 채무자의 도덕적 해이에는 엄격한 견제와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면서도 “과연 신용불량자가 400만명에 도달하도록 채권기관의 신용 남발과 도덕적 해이는 없었는지 되물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파산선고로 인한 각종 불이익과 사회적 차별이 도덕적 해이를 방지하는 수단이 될지는 몰라도 동시에 파산을 기피하는 강력한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정 판사는 “개인파산과 회생은 법원에만 맡길 것이 아니라 재정경제부, 보건복지부 등 정부와 금융권이 국가적인 정책과제로 현실적인 재기 효과를 발휘할 수 있도록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2005-11-18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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