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구실 못하는 국회 윤리특위] 제소 봇물 17대국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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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5-01-12 06:54
입력 2005-01-12 00:00
국회 윤리특별위원회가 여야간 제소 남발로 인해 또다른 정쟁의 장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우려와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17대 들어서는 의원들의 임기가 시작된 지 불과 7개월인 지난해 12월 말 현재 국회의원에 대한 윤리심사요구 3건, 징계요구 14건 등 모두 17건이 윤리특위에 제소되는 등 시비가 끊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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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 시작 7개월민에 17건 제소

이는 지난 16대 국회 임기 4년 동안 이뤄진 제소건수와 맞먹는다.16대 국회에선 윤리심사 3건, 징계 16건 등 모두 19건이 윤리특위에 제소됐고, 이 중 윤리심사 3건과 징계 1건만 처리됐다. 나머지는 모두 임기 만료와 함께 폐기됐다. 물론 16대 윤리특위가 동료 의원 감싸안기와 솜방망이 징계로 제 구실을 못했다는 비판을 듣긴 했지만 여야가 적어도 윤리특위를 정쟁의 도구로는 활용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면도 없지 않다.15대 국회에서도 4년간 윤리심사 11건, 징계 44건 등 모두 55건의 제소 가운데 윤리심사 9건, 징계 13건이 처리됐고 나머지는 임기 만료와 함께 폐기 처리됐다.

그러나 17대 들어서는 1년도 안돼 17건의 제소 가운데 7건이 처리됐고, 처리된 의안와 징계 수위를 놓고도 논란이 분분하다. 특히 국정감사장에서 국가 안보 관련 사안을 공개한 한나라당 박진·정문헌 의원에게 ‘경고’ 징계를 내린 게 대표적인 사례다. 박 의원은 11일 “국민의 알 권리를 침해한 것은 물론 소명 기회를 박탈하는 등 절차적으로도 하자가 있는 만큼 무효”라며 “김원기 국회의장에게 이의를 제기해 절차상 하자를 인정한다는 답변을 받아냈다.”고 주장했다.

박진 “소명 기회 박탈 문제있어”

박 의원은 이어 “검은 돈 수수, 막말과 폭언 등 국회의원으로서의 품위를 손상시키고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행위에 대해서는 아무런 제제도 가하지 않던 윤리위가 성실한 의정활동에 대해 징계를 결정한 것은 징계 기준의 자의성과 윤리위의 한계를 드러낸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더욱이 17대 들어서는 여야 의원들간 정치적 공방도 제소대상이 되고 있다. 당사자간 유감 표명과 해명으로도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문제를 굳이 윤리특위에 제소, 상대편 흠집내기에 혈안이 된 듯하다. 열린우리당 박영선 의원과 한나라당 남경필 의원의 맞제소 역시 ‘감정섞인’ 정치 공방에서 비롯됐다.

정치적 공방도 제소 대상

남 의원은 지난해 28일 운영위에서 박 의원이 “남 의원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 교육을 잘못 받아서 그런 것 같다. 가슴이 있어야지 잔머리만 굴리면 안된다.”는 발언으로 자신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윤리위에 제소했다. 이에 대해 박 의원은 ‘막말’에 대한 사과 대신 남 의원이 여야가 합의한 사안에 대해서도 합의되지 않았다고 말한 것은 명백한 사실 왜곡인데도 그런 사실을 지적한 자신을 윤리특위에 제소해 명예를 실추시켰다며 맞제소했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2005-01-12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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