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수능] 문제은행 도입과 과제
수정 2004-11-29 07:34
입력 2004-11-29 00:00
문제은행 도입은 몇 년 전부터 꾸준히 나온 것이다. 수능시험을 복수로 실시한다는 전제가 바로 문제은행 도입이다. 미국과 영국, 일본 등에서 대입 자격시험에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교육부는 그동안 비용과 인력 문제로 난색을 표시해 오다 지난달 말 ‘2008학년도 이후 대입제도 개선안’을 발표하면서 구체적인 도입 계획을 내놓았다. 현재 중학교 3학년이 대학에 들어가는 2008학년도부터 탐구 영역 등 일부 영역에 대해 시범적용한 뒤 2010학년도부터는 전면 도입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이에 맞춰 현재 하루 동안 치르는 수능 시험을 이틀 동안 치르게 하고, 횟수도 연 2차례로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교육부는 이를 위해 수능 출제 인력을 늘리고, 많은 양의 문제를 미리 축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우선 2009년까지 최소 73명 이상의 전담 인력을 배치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수능 출제 및 관리·시행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담당 인력을 올해 3명 늘리는 것을 시작으로 해마다 7∼22명씩 충원한다. 인건비와 시설임차료 등 문제은행 출제에 따른 순수한 비용만 2009년까지 55억 4800만원이 들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문제은행에 필요한 문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기 위해 당장 내년부터 일선 고교 교사들을 대상으로 문제 공모를 실시할 방침이다. 문제은행이 제대로 운영되려면 현재 수능 영역별로 필요한 문제 수의 100배인 약 12만 문제 이상이 필요하다.
선택된 문제가 그대로 출제되는 것은 아니다. 출제위원들이 모아진 문제를 검토, 이를 토대로 실제 수능 문제를 출제하게 된다. 그러나 문제은행 방식의 도입이 그리 간단치는 않다. 일단 인력이 문제다. 교육부는 최소 인력만 73명으로 예상하지만 실제 시행이 되면 훨씬 많은 인력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제 미국 수능시험인 SAT의 출제·관리를 담당하고 있는 ETS의 인력은 전문인력 110명을 합쳐 2500여명에 예산도 연간 6억달러(6282억원 상당)에 이른다. 영국 AQA는 400명의 인력에 7억 3500만파운드(1462억원)를 쏟아붓고 있다. 일본 대학입시센터에서도 100억엔 정도의 예산에 106명의 연구원이 문제 출제를 관리하고 있다.
보안을 유지하는 것도 과제다. 시험 관리인력이 늘어나는 만큼 보안이 허술해질 가능성도 높기 때문이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2004-11-29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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