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인-우리는 이렇게 산다] 前 국영백화점 재무담당 숭주청 옹

  • 기사 소리로 듣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공유하기
  • 댓글
    0
수정 2004-02-17 00:00
입력 2004-02-17 00:00
|베이징 오일만특파원|숭주청(宋久成) 노인은 올해 81세지만 하루도 거르지 않고 산책과 건강체조를 할 정도로 건강하다.

이미지 확대
숭주청 옹
숭주청 옹
아들 부부,손자와 함께 30평 아파트에서 생활해 왔지만 2년 전 양로원으로 옮겨왔다.아들 부부가 ‘맞벌이’를 하고 주변에 말동무도 없이 아파트에 갇혀 지내는 것이 싫었다고 한다.

숭 노인은 “이곳에서 친구들과 어울려 운동도 하고 가끔 하는 마작놀이도 즐겁다.”고 활짝 웃는다.한 달에 두세 번 손자를 데리고 아들 내외가 찾아오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재미.

그는 퇴직 전까지 국영 백화점에서 재무관리를 담당했고 지금은 한달 800위안(12만원)의 연금으로 생활하고 있다.생활비가 적지 않으냐고 묻자 “양로원비를 내고도 남아 손자 용돈도 준다.”며 물질적 어려움은 전혀 없다고 했다.

중국 노인들은 사회주의 집단체제에 익숙한 탓에 양로원 생활에 잘 적응하는 편이지만 최근 여론조사에서 75% 정도가 ‘가정 양로’를 바라고 있을 정도로 가족지향성이 강하다.



‘마오쩌둥(毛澤東) 향수’가 남아 있는 세대답게 “요즘 젊은이들은 너무 돈만 벌려고 애를 쓴다.”며 개혁·개방 이후에 만연된 황금만능주의를 은근히 꼬집는다.역대 중국 공산당 지도자를 평가해 달라고 하자 “마오 주석은 국가를 건설했고 덩 주석(鄧小平)은 우리를 먹여 살렸다.”는 말로 자신이 겪은 지도자들을 평가했다.

99년 아내와 사별한 그는 “먹고 싶은 것 마음껏 먹고 병 없이 살다가 죽는 것이 소원”이라며 웃는다.˝
2004-02-17 47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
원본 이미지입니다.
손가락을 이용하여 이미지를 확대해 보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