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주식 떨어졌는데 “민주당 탓”…트럼프 책임 돌린 폭락, 진짜 이유는 [핫이슈]

윤태희 기자
수정 2026-11-06 14:00
입력 2026-11-06 14:00
나스닥 5.5%·엔비디아 9.3% 급락…퇴직연금 손실까지 거론
데이터센터 규제 우려에 AI 투자 수익성 불안 겹쳐
미국 증시가 급락하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민주당에 책임을 돌렸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선거 결과뿐 아니라 인공지능(AI) 투자 수익성에 대한 불안과 데이터센터 규제 우려가 겹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트루스소셜에 선거 결과로 주식시장이 역사상 최악의 날 중 하나를 겪었다고 주장했다. 미국인의 퇴직연금인 ‘401(k)’ 손실까지 언급하며 공화당이 아닌 민주당 탓이라고 했다. 민주당을 비하하는 표현인 ‘더모크랫’(Dumocrat)도 사용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나스닥지수는 5.5%,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4.4%,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3.4% 하락했다. AI 반도체 업체 엔비디아는 9.3%, AMD는 17.3% 떨어졌다.
전날 선거 불확실성 해소와 이란전 종식 기대에 올랐던 시장이 하루 만에 돌아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관세 정책이나 전쟁에 따른 부담 대신 민주당의 선거 승리를 하락 원인으로 지목했다.
AI 성장 기대 흔든 데이터센터 규제 공약
투자자들이 경계한 변수 중 하나는 데이터센터 건설 속도다. AI 서비스를 학습·운영하는 데이터센터가 늘어야 반도체와 서버, 전력설비 수요도 함께 커질 수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민주당 소속 지나 히노호사 텍사스 주지사 당선인은 신규 데이터센터 승인을 일시 중단하겠다고 공약했다. 그는 5일 CNN 인터뷰에서도 주민 보호 장치를 마련할 때까지 데이터센터 관련 사업을 멈춰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지 매체 텍사스트리뷴은 주민들이 데이터센터의 막대한 전력·용수 소비와 전기요금 부담을 우려해 왔다고 보도했다. 히노호사는 지역사회의 참여권을 보장하고 데이터센터 세제 지원도 손보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당선인의 공약을 이미 시행된 전면 건설 금지와 혼동해서는 안 된다.
민주당만의 문제였나…쌓여 있던 투자 불안
규제 논란이 민주당의 승리로 갑자기 생긴 것은 아니다. 공화당 소속 그레그 애벗 현 주지사도 데이터센터 실태를 점검하기 위해 전력망 연결과 환경 인허가에 제동을 걸어 왔다. 주민 부담을 둘러싼 갈등은 선거 전부터 이어졌다.
AI 기업들이 쏟아붓는 투자금이 충분한 이익으로 돌아올지에 대한 의문도 누적됐다. 로이터는 막대한 시설 투자와 차입 부담, 높은 자금 조달 비용이 기술주를 압박하는 가운데 선거 이후 규제 불확실성이 더해졌다고 분석했다.
결국 이번 급락을 민주당의 승리 하나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데이터센터 확장이 늦어지면 반도체·전력 수요 전망도 달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기존의 AI 투자 불안을 건드렸다. 엔비디아 등 미국 기술주에 투자한 한국 투자자에게도 중요한 것은 정치권의 책임 공방보다 실제 사업 승인과 투자 일정이 얼마나 바뀌는지다.
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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