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잠수함 탈락시키더니…캐나다 “8척만 먼저 주문” 분할 발주? [밀리터리+]

송현서 기자
수정 2026-11-05 18:30
입력 2026-11-05 18:30
-CBC “8척을 확정하고 향후 4척을 추가 구매 제안”
-TKMS “잠수함 12척 확보 원한다”
-“TKMS 잠수함, 북극 빙하에 적합하지 않을 수도”
캐나다 차세대 잠수함 사업(CPSP)을 이끄는 캐나다 협상단이 독일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TKMS)으로부터 분할 발주하는 방식을 추진한다.
캐나다 CBC 보도에 따르면 지난주 오타와에서는 캐나다 국방투자청과 TKMS 및 노르웨이 방산업체 콩스버그 대표들이 참석한 회의가 열렸다.
CBC는 익명의 소식통 3명을 인용해 “이번 회의에서 캐나다 측은 TKMS 212CD형 잠수함을 두 차례에 걸쳐 구매하는 방안을 제안했다”며 “첫 번째 구매로 8척을 확정하고 향후 4척을 추가로 구매하는 조건”이라고 전했다.
이어 “TKMS의 잠수함 인도는 2030년대 중반이 되어서야 시작되고 이후 10년 이상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며 “이에 따라 연방 정부 관계자들은 미래 정부가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유연성’을 유지하고 싶어 하는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캐나다가 TKMS로부터 받을 잠수함을 인도받을 시기가 될 때 즈음이면 더 효과적이거나 저렴한 드론 기술이 기존 유인 잠수함을 대체할 가능성도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의 소식통은 캐나다 측이 비용 문제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소식통은 “해군의 노후화된 빅토리아급 잠수함을 대체할 신형 잠수함 12척 구매 비용은 200억~240억 달러(한화 약 26조 8200억~32조 2000억원) 사이로 추산된다”며 “운용, 유지보수 및 수리를 포함한 전체 비용은 향후 20년 동안 1000억 달러(약 134조 1000억원)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스티븐 푸어 캐나다 국방조달 담당 국무장관의 공보비서인 소피야 사페하는 “국방투자청이 우선협상대상자와 협상을 계속 진행 중”이라며 “캐나다 국민에게 최대한의 혜택을 보장하는 계약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TKMS “12척 모두 계약하길 원해”캐나다 정부는 지난 7월 60조 원 규모의 CPSP 우선협상대상자로 한국의 한화오션과 경쟁하던 TKMS를 선정했다. 다만 TKMS는 우선협상대상자로, 한화오션에는 ‘탈락’이 아닌 ‘예비 공급업체’(Reserve Supplier) 지위를 부여했다.
이에 앞서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지난 7월 6일 노바스코샤주 핼리팩스 해군기지에서 열린 공식 발표 행사에서 “TKMS와의 최종 협상이 결렬될 경우, 예비 공급업체인 한국 한화오션이 즉각 협상을 개시할 권리를 보유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잠수함 12척에 대한 TKMS의 본계약 체결이 지연될 경우, 캐나다 정부는 예비 공급자인 한화오션과 협상을 재개할 가능성이 있다. TKMS가 ‘12척 전체 발주’를 강조하는 배경이다.
앤드류 베르나르도 TKMS 대변인은 “캐나다 초계 잠수함 사업은 노후화된 빅토리아급 잠수함 함대를 대체할 잠수함 ‘12척’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강조하며 “TKMS와 캐나다 정부와 협상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캐나다가 분할 발주를 제안하자 독일 당국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언급하며 ‘12척 전체 발주’를 재차 강조했다.
지난주 오타와를 방문한 토마스 뢰베캄프 독일 의회 국방위원회 위원장은 “이번 캐나다 잠수함 계약은 나토에도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우리는 캐나다가 12척을 주문하기를 바란다”면서 독일과 노르웨이 양국이 캐나다가 2036년까지 잠수함 4척을 인도받을 수 있도록 생산 물량을 양보한 사실을 언급했다.
CBC는 “독일 정부 관계자들은 혹시나 있을 ‘축소 발주’가 기존에 약속했던 캐나다 내 860억 달러(한화 약 115조 3180억원) 규모의 경제적 투자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TKMS는 CPSP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후에도 계약 체결을 위한 최종 합의를 서둘러 왔다.
지난 7월 7일 올리버 부르크하르트 TKMS 최고경영자(CEO)는 전날 오타와 주재 독일 대사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독일, 노르웨이 그리고 우리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 이미 많은 협상이 이뤄졌다”며 “캐나다는 그중 상당 부분을 그대로 ‘복사해서 붙여넣기’만 하면 될 것(copy and paste)”이라며 빠른 협상을 촉구했다.
‘분할 발주’ 현실 가능성은?일각에서는 TKMS에 잠수함 8척만 먼저 발주하는 분할 발주 형태가 도리어 불이익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는다.
캐나다 국방 전문가 데이브 페리는 CBC에 “처음부터 전체 물량을 구매하기로 약속하지 않으면 약속된 경제적 혜택의 규모가 줄어들 수 있다”고 짚었다.
이어 “발주 물량을 나누는 방식이 전례 없는 일은 아니다”라면서도 “전체 물량을 한꺼번에 약속하지 않고 소규모 구매를 약속한 뒤 결정을 다시 검토하는 방식을 통해 정부의 재정적 부담을 통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TKMS 잠수함, 북극해 빙하에 적합하지 않을 수도”캐나다 정부와 TKMS의 계약이 아직 성사되지 않은 가운데 일각에서는 TKMS의 잠수함이 북극해 빙하 작전에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세인트 프랜시스 자비에르 대학의 해양안보 전문가 애덤 라주네스 교수는 지난 9월 “독일 TKMS가 캐나다 해군에 제안한 디젤-전기 잠수함이 충분한 ‘빙상 부상 능력’을 갖췄는지가 불분명하다”면서 “북극에서 운용되는 잠수함이라면 빙하 아래에서 긴급 상황이 발생했을 때 신속하게 수면으로 올라올 수 있는 능력이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퇴역 캐나다 해군 대령 노먼 졸린은 올리버 부르크하르트 TKMS 최고경영자(CEO)가 캐나다에 공급할 잠수함을 ‘북극에서 검증된 잠수함’(Arctic proven)이라고 표현한 것에 문제를 제기했다.
CPSP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 한화오션과 함께 참여했던 졸린 교수는 “TKMS가 캐나다에 제안한 잠수함은 설계 자체가 아직 검증되지 않았기 때문에 ‘북극에서 검증된 잠수함’이라고 부를 수 없다”면서 “TKMS 잠수함이 빙하 아래로 들어갈 수는 있지만 빙하 아래에서 운용할 경우 작전 반경과 지속 능력에 제한이 생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한화오션은 캐나다 정부 관계자들이 거제 조선소를 방문했을 당시 “캐나다의 극한의 추위와 북극 환경에서도 작전을 수행할 수 있도록 다양한 수중 환경에서 검증됐다”고 설명했고, 특히 장거리·장기 잠항 능력을 북극 작전의 장점으로 내세운 바 있다.
송현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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