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화학무기 쓰려 한다”…이스라엘 첩보 받은 美, 예상 밖 반응 [핫이슈]

송현서 기자
수정 2026-11-04 13:30
입력 2026-11-04 13:30
이스라엘이 미국에 ‘이란이 전쟁에서 화학무기를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첩보를 전달했지만 첩보의 신뢰성을 둘러싸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3일(현지시간) 미국과 중동 지역 당국자를 인용해 “최근 이스라엘 정보기관은 이란이 적대 세력을 상대로 화학무기를 사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첩보를 미국과 걸프 국가들에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화학무기의 개발·보유·사용은 국제법상 엄격하게 금지된 만큼 이스라엘의 첩보가 사실로 확인될 경우 이란은 국제사회의 큰 비판을 받을 수 있다.
이스라엘이 미국에 전달한 첩보에는 이란이 화학무기를 미사일에 탑재하거나, 이스라엘 또는 다른 국가로 몰래 반입해 공격에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NYT 보도에 따르면 이스라엘 당국자들은 지난 2주 동안 미 당국자들에게 “화학무기 위협이 이란의 핵무기 개발보다 시급한 문제”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이 화학무기를 얼마나 쓸 수 있나”이스라엘은 이란의 화학무기 사용 가능성이 지난 2월 28일 시작된 이란 전쟁의 핵심 목표인 핵무기 개발보다 더 시급한 문제라고 지적한 반면, 미국 측 반응은 이스라엘과 사뭇 다르다.
NYT는 “미국 정부에서는 이란이 얼마나 신속하게 화학무기를 투입할 수 있는지를 두고 의견이 엇갈린다”고 전했다.
화학무기를 탄도미사일에 탑재하는 것 자체는 어렵지 않지만, 이를 효과적으로 살포하는 것은 군사적으로 난이도가 높은 작전이다. 탄도미사일의 비행 및 재진입 과정에서 발생하는 고온·고압과 충격, 화학작용제의 특성 때문이다.
특히 화학작용제가 미사일의 비행 과정에서 분해되거나 열에 노출돼 성능이 저하될 수 있고, 목표 지역에 도달하더라도 폭발과 함께 작용제가 소멸하거나 특정 지점에 집중되는 등 살포 효과가 제한될 수 있다.
또 화학무기를 실은 폭탄을 이스라엘 등 다른 국가로 밀반입하는 데도 어려움이 따른다.
실제로 일부 미 당국자들은 미국이 과거 이라크 대량살상무기(WMD)에 관해 잘못된 정보 평가를 내린 것을 언급하며 이스라엘이 전달한 첩보의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2002년 당시 이라크는 핵·화학·생물무기 프로그램을 대부분 포기하거나 동결한 상태였지만, 미국 정보기관들은 이라크가 여전히 WMD를 보유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이는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최대 실책으로 평가받는 이라크 침공 결정으로 이어졌다.
네타냐후, 대규모 군사행동 노리고?일각에서는 이스라엘의 이번 첩보가 이란에 대한 대규모 군사작전을 유도하기 위함이라는 해석도 내놓는다.
NYT는 “일부 미국 당국자들은 이스라엘의 정보 제공이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를 설득해 이란에 대한 대규모 군사작전을 재개하도록 압박하는 전략의 일환이라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NYT에 따르면 중동 작전을 관할하는 미 중부사령부(CENTCOM)는 이르면 4일부터 이란을 공격하는 계획을 마련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동에 미 항공모함 3척이 배치된 상황에서 이달 초가 지나면 항모 1척이 모항으로 복귀해야 하기 때문이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이란에 대한 군사작전 재개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간선거 전날 현지 언론에 “이란과 대화하고 있고 잘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고, 자신의 SNS인 트루스소셜에도 같은 날 “이란과 합의가 이뤄질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현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재국을 통한 양국 협상이 진행되도록 두는 동시에 합의가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면 다시 전쟁에 나설 준비를 하는 등 당분간 투트랙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는 전망이 나온다.
송현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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