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중국에 1060억어치 ‘잠수함 기술’ 줬다”…누가 더 이득? [밀리터리+]

송현서 기자
수정 2026-10-25 19:30
입력 2026-10-25 19:30
-미 연구센터 “러, 8000만 달러 넘는 잠수함 기술 자료 등 중국에 넘겨”
-“단기적으로는 러 이득·장기적으로는 중국 이득”
-“중국산 엔진으로 제트 드론 만드는 러시아”
미국 비영리 연구기관에서 러시아와 중국의 방위산업 협력 관계를 분석한 새로운 보고서가 나왔다.
국제 안보 등을 분석하는 첨단국방연구센터(C4ADS)가 지난 22일(현지시간) 공개한 ‘편의상의 결혼인가?’(A Marriage of Convenience?)라는 제목의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와 중국의 첨단 재래식 무기 분야 협력이 무기 완제품 거래를 넘어 부품·생산 장비·기술 지식·공동 연구개발(R&D)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보고서가 제시한 구체적인 사례 중 하나는 러시아의 루빈 중앙해양설계국과 중국 측 기관 간 잠수함 기술 거래다.
러시아 무역 자료를 토대로 한 분석에 따르면 루빈은 2015년 8월부터 2023년 4월까지 중국 인민해방군 군수 조달 기관과 중국조선해양국제공사(CSOI)에 총 12차례에 걸쳐 8000만 달러(한화 약 1062억원)가 넘는 물품과 기술 자료를 선적했다.
여기에는 비핵 잠수함의 개념 설계와 시험 관련 문서, 수중에서 잠수함의 탐지 가능성을 낮추는 기술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2019년 10월과 2020년 1월 루빈이 CSOI에 보낸 두 차례 선적에는 잠수함 시험 관련 문서가 포함돼 있었다. 보고서는 해양안보 전문가를 인용해 “루빈이 중국 측의 잠수함 소음 저감 기술을 평가하는 데 도움을 줬을 가능성이 있다”고 적었다.
기술 협력은 한 방향으로만 이뤄지진 않았다. 2019년 12월부터 2022년 9월까지 CSOI는 루빈에 잠수함 시험 장비를 공급했다. 여기에는 잠수함의 정보·제어 시스템을 평가하는 데 쓰이는 계측기와 제어 패널 부품 등이 포함됐다.
양국의 협력은 잠수함을 넘어 제조 기반으로 이어졌다. C4ADS 선임분석가 앨런 매가드는 미국의소리(VOA) 우크라이나판에 “러시아 방산업체 스플라프와 중국 방산기업 노린코 간의 기술 협력도 확인됐다”며 “러시아의 스플라프는 2014년부터 2022년 4월까지 중국의 노린코에 기술 문서를 제공했으며 해당 자료는 로켓포를 이용해 무인기를 발사하는 체계와 관련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C4ADS는 보고서에서 “러시아와 중국의 협력이 단순한 제재 회피나 완제품 무기 거래에 국한되지 않고, 제조 역량과 부품 공급, 기술 지식의 이전, 공동 연구개발, 연구 인력 교류 등 방위산업의 기반 단계까지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비싼’ 기술 사고 판 중러, 누가 더 이익일까?매가드 선임분석가는 VOA에 “중국과 러시아의 이러한 거래는 단기적으로 러시아에 상당한 이득을 준다. 중국산 장비뿐 아니라 중국을 통해 들어오는 서방 기술까지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예컨대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쟁 개전 이후 대러 제재가 시행되고 수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유럽산 공작 기계의 가격이 상승했다. 하지만 러시아는 훨씬 저렴하면서도 동급인 중국산 장비를 구매할 수 있었다. 따라서 러시아의 방위산업 기반을 유지하고 필요한 물자를 조달한다는 측면에서는 러시아가 확실히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의미다.
반면 중국은 일련의 거래를 통해 러시아로부터 중국산 장비가 실제 전투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대한 데이터를 얻을 수 있다. 다만 매가드 선임분석가는 양국의 군사 협력이 중장기적으로 중국에게 더 이익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중국 역시 완벽한 것은 아니지만 러시아와 비교했을 때 중국은 자금이 더 충분하고 효율적으로 운영되는 강력한 연구·혁신 체계를 갖추고 있다”며 “현재 자금난 속에서 일하는 러시아 과학자들은 중국 연구진과 협력하길 원한다. 그 대가로 군사기술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협력 관계를 통해 중국은 러시아의 노하우를 자국의 혁신적인 방위산업 생태계에 통합할 기회를 훨씬 더 많이 확보한다. 이는 중국이 새로운 유형의 무기를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된다”며 “따라서 중러 군사기술 협력을 살펴볼 때 장기적인 관점에서 중국이 더 유리한 위치에 놓이고, 러시아는 무기 수출 시장의 일부를 잃을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중국산 엔진으로 제트 드론 만드는 러시아한편 가장 최근 확인된 중국과 러시아의 군사 협력은 드론 생산 분야에서 확인할 수 있다.
지난 5월 비즈니스인사이더는 “게란-4는 중국산 터보제트 엔진으로 구동된다”고 전했고, 영국 군사 전문 매체 제인스는 우크라이나 국방정보국(DIU)의 분석을 인용해 “러시아가 중국 텔레플라이(Telefly)사의 터보제트 엔진을 게란-4 드론에 장착했다”고 보도했다.
제트 엔진을 장착한 게란-4 자폭 드론은 최고 속력이 500㎞/h로 알려져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8월 30일 연설에서 “가장 어려운 임무는 제트 드론을 요격하는 것이다. 현재는 주로 전투기가 제트 드론으로부터 우리 영토를 지키고 있다”며 어려움을 토로한 바 있다.
이보다 앞선 지난 8월 26일 미 월스트리트저널은 “러시아가 운용하는 제트 드론의 발전은 중국에서 생산된 엔진 덕분”이라며 “해당 공장은 중국 선전에 본사를 둔 텔레플라이이며 드론에 사용되는 소형 터보제트 엔진 제품군을 판매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중국은 샤헤드 계열 드론 생산에 필요한 엔진 등 각종 부품의 주요 공급망 역할을 해 왔다”며 “미국과 유럽산 부품 역시 중국 중개업체와 홍콩의 회사들을 거쳐 이란과 러시아로 공급된 사례가 있다”고 덧붙였다.
송현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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