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호르무즈 지키겠다”더니…하루 새 선박 2척 침몰 [핫이슈]

윤태희 기자
수정 2026-10-15 09:57
입력 2026-10-15 09:57
호르무즈서 컨테이너선·벌크선 잇따라 침몰
이란 “美 중간선거 겨냥”…선박 공격 전술 변경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르무즈해협의 수호자가 되겠다고 공언한 지 약 3개월 만에 인근 해역에서 상선 2척이 하루 사이 침몰했다. 이란이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국제유가를 끌어올리기 위해 선박 공격 전술을 바꿨다는 고위 당국자들의 발언까지 나오면서 해상 운송로를 둘러싼 긴장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14일(현지시간) 해운 당국과 국제해사기구(IMO) 자료를 인용해 싱가포르 국적 컨테이너선과 앤티가바부다 국적 벌크선이 최근 24시간 사이 호르무즈해협 부근에서 침몰했다고 보도했다. 두 선박 모두 앞서 발사체 공격을 받았지만 피격 시점은 서로 다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월 13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미국이 호르무즈해협의 수호자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이 해협을 관리할 수 있다는 구상까지 내놓았지만, 이후에도 상선 공격은 끊이지 않고 있다.
하루 사이 선박 2척 침몰…피격 시점은 달라
싱가포르 국적 컨테이너선 GFS 프라이드(GFS PRIDE)는 13일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하다 정체불명의 발사체에 맞았다. 선박은 화재와 선체 손상을 입은 뒤 침몰했다. 승무원 21명은 모두 대피했으며 부상자는 없었다.
이 선박은 20피트 컨테이너 약 2824개를 실을 수 있는 규모다. 싱가포르 해사항만청(MPA)은 해당 공격이 정당화할 수 없는 국제법 위반 행위라며 강한 우려를 나타냈다.
앤티가바부다 국적 벌크선 케이프 다오(CAPE DAO)도 14일 침몰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이 선박은 지난 9월 23일 공격을 받은 뒤 수주 만에 가라앉았다. 당시 승무원 1명이 숨졌고 나머지는 대피했다.
싱가포르 국적 컨테이너선 GFS 지젤(GFS GISELLE)도 14일 공격을 받았다. 이 선박은 선체가 손상됐지만 자체 동력으로 안전한 정박지에 도착했다. 승무원 22명은 모두 무사했다.
IMO 자료에 따르면 이번에 침몰한 두 선박은 지난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공격으로 전쟁이 시작된 이후 호르무즈 인근에서 가라앉은 두 번째와 세 번째 상선이다.
이란 “美 선거 앞두고 유가 압박”…공격 전술 변경
이란은 선박 공격을 확대하는 배경에 미국의 정치 일정이 있다고 밝혔다.
로이터는 같은 날 이란 고위 당국자 2명을 인용해 이란 지도부가 다음 달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국제유가를 높은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해 새로운 선박 공격 전술을 도입했다고 전했다.
이란 당국자들은 약 열흘 전부터 자국의 통항 제한을 위반했다고 판단한 선박을 상대로 공격 방식과 빈도를 바꿨다고 설명했다. 한 당국자는 미국과 동맹국들이 국제유가를 낮추려는 시도를 좌절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미국 군 당국자도 이란의 전술 변화를 일부 확인했다. 미군의 공격으로 레이더 능력이 약해진 이란 혁명수비대가 소형 선박에 비무장 감시 인력을 태워 공격 대상을 찾아내고 있다는 것이다.
이란은 공격 범위를 호르무즈해협 밖 오만만과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인근 해역까지 넓히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번에 침몰한 두 선박의 공격 주체와 구체적인 공격 경위는 별도로 확인되지 않았다.
호르무즈해협은 전쟁 전 세계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 교역량의 약 5분의 1이 지나던 핵심 해상 통로다. 이란의 공격 확대와 미국의 해상 봉쇄가 맞물리면서 국제 에너지 시장의 불안도 커지고 있다.
미 해군이 주도하는 합동해상정보센터(JMIC)는 최근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하는 상선에 대한 위협 수준을 두 번째로 높은 ‘심각’(Severe) 단계로 평가했다.
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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