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세 성폭행 피해 아동에 印판사가 전한 진심…“감옥서 죽게 해줄게” [핫이슈]

송현서 기자
수정 2026-10-01 09:35
입력 2026-10-01 09:35
인도의 한 판사가 아동 성폭력 피해자에게 전한 진심의 편지가 사람들의 마음을 울렸다.
영국 BBC의 30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인도 재판부 판사 라자니 랑가는 지난 2023년 발생한 아동 성폭행 사건의 최종 판결을 내린 뒤 피해 아동에게 공개적으로 편지를 보냈다.
2023년 7월 23일 당시 7세였던 피해 아동은 평소 ‘삼촌’이라고 불렀던 성인 남성에게 성폭행 피해를 당한 뒤 이를 부모에게 알렸고, 조사와 재판 과정에서도 가해 남성을 정확하게 지목한 것으로 알려졌다.
랑가 판사는 이제 10세가 된 해당 소녀에게 “사랑하는 아이야”라고 시작하는 편지를 보냈다. 이 편지에서 판사는 “네가 ‘삼촌’이 늙을 때까지 감옥에 가둬달라고 말했고 법원은 너의 말을 들었다”며 “오늘 이 법원은 그 남성이 다시는 자유롭게 돌아다니지 못하도록 명령했다”고 적었다.
이어 “그는 감옥에서 늙어갈 것이고 감옥에서 죽을 것이다. 다시는 너와 네 여동생 또는 다른 어떤 아이에게도 해를 끼칠 수 없을 것”이라며 “너는 세상에서 가장 용감한 소녀다. 법정에서 나와 자신을 해친 남성을 지목하고 진실을 말한 것을 칭찬한다”고 덧붙였다.
또 “네가 ‘삼촌’이라 불렀던 그 남자는 네게 아주 나쁜 짓을 했지만 너는 침묵하지 않고 엄마에게 그 사실을 털어놓았다. 네가 용기를 내서 말한 덕분에 그는 다시는 다른 아이를 해칠 수 없을 것”이라며 “법원은 가해자가 절대 자유로운 몸으로 햇빛을 보지 못하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랑가 판사는 편지를 마무리하며 “법원은 너의 어린 시절을 되돌려줄 수는 없지만 이제 너의 삶을 살아가야 한다. 학교에 가고, 친구를 사귀고, 웃고, 놀고, 꿈을 꾸어라”라며 “이 법원은 너의 용기를 언제나 기억할 것”이라며 진심을 전했다.
해당 사건의 판결은 지난 7월 내려졌지만 아동 성범죄 보호법에 따라 피해자의 신원 보호 등을 위해 판결 내용은 공개되지 않아 왔다.
“한 해 동안 발생한 아동 성범죄 약 7만 건”판사가 피해 아동에게 편지를 쓰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일 수 있지만, 인도에서 7세 아동이 성폭행을 당하는 사례는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인도 정부 범죄 자료에 따르면 2024년 한 해 동안 인도에서 발생한 아동 성범죄 사건은 6만 9000건에 달한다.
대부분의 경우 가해자는 피해자에게 안면이 있는 인물이거나 신뢰가 있는 보호자인 경우가 많았으며 심지어 많은 사건이 당국에 신고조차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폭행 피해자들은 이러한 아동 성 학대가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기고 삶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한다.
랑가 판사 역시 판결문에서 이러한 범죄가 아동에게 얼마나 영구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언급했다.
그는 “범죄의 본질과 고통의 깊이 그리고 피해 아동에 평생 미칠 영향을 평가했다”며 “이번 결정은 피해 아동을 치유하고 회복시키려는 시도”라고 강조했다.
“달리는 버스에서 집단 성폭행” 참담함 느낀 대법원한편 최근 인도에서는 여성과 아이들을 대상으로 집단 성폭행 등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전 국민의 분노가 쏟아지고 있다.
지난달 28일 인디아익스프레스 등 현지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인도 대법원은 델리에 있는 한 공원에서 발생한 미성년자 집단 성폭행 의혹, 이동 중인 버스에서 발생한 미성년자 성폭행 사건 등을 거론하며 직권 심리에 착수했다.
직권 심리는 누군가 정식으로 소송을 제기하거나 청구하기를 기다리지 않고 대법원이 사건의 심각성을 보고 스스로 사건을 들여다보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대법원이 직권 심리의 계기로 언급한 사건 중 하나는 지난 21일 델리 남동부 칼카지 사원 인근 아스하 쿤지 공원에서 발생한 17세 소녀 집단 성폭행 사건이다. 피해자는 경찰관을 사칭한 남성 3명에게 성폭행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부 비하르주에서는 10대 소녀가 성폭행당하는 영상이 유포되는 등 수도권뿐만 아니라 인도 전역이 성범죄로 몸살을 앓고 있다.
또 다른 사건은 지난 8월 그레이터 노이다에서 델리로 향하던 침대형 버스 안에서 발생한 미성년자 성폭행 사건이다. 당시 16세 소녀가 버스에 탑승한 뒤 운전기사와 승무원에게 성폭행을 당하고 델리 카슈미리 게이트 인근에 버려졌다. 경찰은 피의자 2명을 체포해 조사 중이다.
인도 재판부는 최근 사건들을 계기로 공공장소에서 여성과 아동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가 충분했는지 살펴보기 위해 관계 당국에 관련 안전조치와 대응 현황을 제출하도록 요구했다. 대법원은 경찰과 행정당국의 책임 및 공공장소의 안전 확보 문제를 직권 공익 소송을 통해 다루기로 했다.
송현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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