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비엔날레 ‘대만관’ 화근...12년 지방외교가 무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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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미애 기자
서미애 기자
수정 2026-09-03 13:54
입력 2026-09-03 12:53

개막 코앞 중국측 보이콧 통보…12년 교류 사상 초유 파경
발단은 ‘기관관 vs 국가관’…한줄의 명칭 원칙이 만든 균열
봉합이 부른 더큰 폭풍…중국관, 하정웅미술관서 전격 철수
여수섬박람회 저우산시도 불참 통보…국제행사 도미노 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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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회 광주비엔날레 중국 파빌리온 전시 참여 작가들이 3일 오전 광주시립미술관 하정웅미술관에서 ‘대만 파빌리온’ 명칭 논란으로 촉발된 양안 갈등과 관련해 전시 철수 의사를 밝히고 있다.
제16회 광주비엔날레 중국 파빌리온 전시 참여 작가들이 3일 오전 광주시립미술관 하정웅미술관에서 ‘대만 파빌리온’ 명칭 논란으로 촉발된 양안 갈등과 관련해 전시 철수 의사를 밝히고 있다.


문화행정의 미숙한 판단 하나가 지방정부 간 공식 외교 채널을 마비시키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불렀다.

제16회 광주비엔날레의 ‘대만 파빌리온(Taiwan Pavilion)’ 명칭을 둘러싼 혼선이 중국 측의 전시 철수를 부른 데 이어, 12년간 이어져 온 중국 광저우시 대표단의 방한 일정마저 개막 사흘을 앞두고 전격 취소됐다.

3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회와 광주비엔날레에 따르면, 중국 광저우시 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는 오는 6~7일로 예정되었던 전남광주 방문 일정을 취소하겠다고 공식 통보했다.

리하이저우 비서장을 비롯한 6명의 대표단은 통합특별시 출범 이후 갖는 첫 공식 의회 교류로서, 2012년 우호교류협약 체결 이래 쌓아온 신뢰를 확인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번 파문으로 주요 산업 시설 시찰과 시의회 접견 등 모든 공식 외교 일정이 백지화됐다.

광저우 측은 이번 취소가 ‘대만 파빌리온’ 명칭 복원에 대한 명백한 항의임을 분명히 했다. 광주와 광저우는 1996년 자매결연을 맺은 이래 가장 오래된 파트너라는 점에서 이번 파경이 남긴 타격은 한층 더 무겁다.

이번 사태는 비엔날레재단의 행정적 혼선이었다. 올해 초 대만 문화부 등과 ‘대만관’ 명칭 사용을 조율했으나, 재단은 지난 6월 ‘국가관과 기관관 구분’ 원칙을 들어 ‘국립대만미술관(NTMoFA) 파빌리온’으로 명칭을 일방 변경했다. 이에 대만 측과 국내 예술계가 ‘정치적 검열’이라며 거세게 반발하자, 재단은 개막을 앞둔 지난달 25일 대만관 명칭을 전격 복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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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회 광주비엔날레 중국 파빌리온 전시 참여 작가들이 철수 의사를 밝힌 3일 오전 광주시립미술관 하정웅미술관에 중국 측이 준비하던 작품들이 설치되지 못한 채 놓여 있다
제16회 광주비엔날레 중국 파빌리온 전시 참여 작가들이 철수 의사를 밝힌 3일 오전 광주시립미술관 하정웅미술관에 중국 측이 준비하던 작품들이 설치되지 못한 채 놓여 있다


대만과의 갈등을 졸속 봉합은 중국의 거센 반발이라는 더 큰 폭풍으로 돌아왔다. 다이빙 주한 중국대사와 구징칭 광주총영사는 지난달 27일 민형배 시장을 예방해 명칭 복원에 깊은 유감을 전달했다.

결국 하정웅미술관에서 중국관 전시를 준비하던 인력들은 작업을 중단하고 전시 철수를 3일 공식 발표했다. 뒤늦게 시와 재단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존중한다며 사과했으나 이미 실기한 뒤였다.

외교적 파장은 인근 지역의 국제행사로까지 연쇄 타격을 주고 있다. 오는 5일 개막하는 ‘2026 여수세계섬박람회’에 참가해 대규모 홍보관을 운영하기로 했던 중국 저장성 저우산시도 돌연 불참을 통보했다. 중국 지방정부 특성상 중앙의 외교 기조와 어긋나는 결정을 독자적으로 내리기 어려운 만큼, 다른 도시들로 불참이 번지는 ‘도미노 파장’도 배제할 수 없는 처지다.

국제 외교의 기본인 리스크 점검과 위기 대응 시나리오도 없이 일방 변경과 재복원을 반복한 재단의 졸속 행정이 사태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글·사진=전남광주 서미애 기자
세줄 요약
  • 대만관 명칭 혼선, 광저우시 방한 취소
  • 중국관 전시 철수, 지방외교 파장 확산
  • 여수섬박람회 불참, 도미노 우려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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